명분이냐 실리냐...동물실험 문제로 골머리 썩는 화장품업계

입력 : 2014-02-03 17:17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대학생 윤소희(23ㆍ여)씨는 앞으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만 사용키로 했다. 동물실험 과정에서 토끼의 눈에 3000번의 마스카라를 넣고, 강아지는 실험 시작부터 죽을 때까지 16kg의 마스카라를 넣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 직장인 이수경(32ㆍ여)씨는 몇년 동안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국제단체의 설문조사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카페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이씨가 활동하는 카페에는 수천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동물실험이 화장품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동물실험 반대라는 기치를 내걸고 유명세를 이어가는 반면 수출을 늘리기 위해 기존 정책을 뒤집어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한 나라는 유럽내 27개국을 비롯해 이스라엘과 인도까지 29개국이다. 국내에서도 식약처가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 개정을 단행했고, 오는 2016년부터 관련법 시행도 검토 중이다.

동물실험 반대에 대한 여론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국내 한 동물실험 반대 시민단체가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70.2%)이 화장품 제품과 원료 동물실험 금지에 찬성의사를 나타냈다.

동물실험에서 얻은 결과와 사람과의 일치율은 20~40%에 그쳤지만 대체 실험의 경우 90% 이상의 효과를 나타냈다는 연구결과도 제기됐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바디샵, 비욘드, 아벤느, 버츠비 등의 제품들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중국시장이다.

시장규모 27조원, 매년 두 자릿수가 넘는 성장률로 세계 3대 화장품 시장으로 급부상한 중국은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브랜드가 중국에 제품을 수출하려면 반드시 동물실험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 공략을 앞둔 업체들로서는 고민거리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일부 브랜드들은 국내에서 '자연주의' 제품을 강조하다 이후 중국 진출을 위해 동물실험을 선택하기도 했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역시 동물실험 금지를 선언했다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말을 바꾼 전례도 많다.

반대로 동물실험 반대라는 철학을 견지하기 위해 과감히 중국시장을 포기한 브랜드들도 있다. 바디샵, 아로마티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중국 수출 포기 이후 오히려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때문에 화장품 동물실험에 대한 찬반여론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기회의 땅이지만 최근에는 중국 정부조차 일부 기초화장품에 대해 동물실험 의무화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며 "중국만을 겨냥해 동물실험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장기적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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