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부동산의 '두 얼굴'… '뜨는' 꼬마 아파트 vs '기는' 오피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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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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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소형 아파트, 임대 수익에 시세 차익까지<br/>소형 오피스텔, 공급 과잉에다 고분양가로 임대 수익 '뚝'

아주경제 이명철·김현철 기자=#1. 자영업을 하는 김모(59)씨는 지난해 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전용면적 31㎡짜리 초소형 아파트 한 채를 매입했다. 현재 보증금 5000만원, 월 180만원에 세를 놓고 있다. 임대 수익률은 연 5.8%에 이른다. 최근 들어선 아파트 매매가도 상승세다.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호가(부르는 가격)가 한달 전보다 2000만원 가량 올랐다. 임대 수익에다 향후 시세 차익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2. 직장인 한모(47)씨는 지난해 입주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S오피스텔 전용 25㎡형을 2억5000만원에 샀다. 당시에는 연 7~8%의 임대 수익률을 기대했지만 인근에 새 원룸이 너무 많이 공급된 탓에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월 3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겨우 임차인을 구했다. 임대 수익률은 연 3.6% 선으로 시중은행 정기 예금 금리 수준에 불과하다.

대표 수익형 상품으로 꼽히는 소형 오피스텔과 전용면적 30㎡ 안팎의 이른바 '꼬마 아파트'가 요즘 부동산시장에서 따로 놀고 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내 초소형 아파트 몸값은 말 그대로 '금값'이다. 사거나 전·월세를 구하려는 사람은 줄을 섰는데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강남권 소형 오피스텔은 죽을 맛이다. 공급 과잉에다 고분양가로 임대 수익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27㎡형은 보증금 2000만원에 월 120만~130만원에 임대 시세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말보다 월세가 10%가량 뛰었다. 인근 대성리센츠공인 관계자는 "오피스텔에 비해 관리비가 싸고 발코니가 있는 데다 주차시설이나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인기"라고 전했다.

올해로 입주 7년을 맞는 강남구 역삼동 역삼아이파크 전용면적 26㎡형의 임대 조건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40만~150만원 수준이다. 월 임대료가 한달 전보다 10만원 정도 올랐다. 역삼동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권에 직장을 둔 독신자와 신혼부부 등이 비교적 새 아파트이면서 가격 부담도 적은 초소형을 많이 찾지만 전·월세 물건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임대 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매물이 많지 않다. 초소형 아파트의 매매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는 4억1000만~4억3000만원 선으로 올해 초보다 1000만원 가량 올랐다. 이 아파트는 2005년 분양 당시만 해도 868가구 모집에 246가구가 미분양됐다. 분양업체는 결국 1억9000만원 선에 할인 분양에 나서가도 했다. 하지만 현재 시세는 두배 이상 뛰었다.

잠실동 송파공인 관계자는 "임대 수익을 노린 투자 수요는 많은 데 물건이 달려 가격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동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31㎡형 매매가도 4억4000만원 선으로 분양가(2006년 분양, 2억2000만원대)보다 두 배 뛰었다.

더욱이 초소형 아파트는 '4·1 부동산 대책'으로 날개를 단 형국이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취득세 및 기존 주택 양도세 감면 대상이 소형·저가 주택 위주로 책정돼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초소형 아파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임대 수익뿐 아니라 시세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오피스텔 임대·매매시장은 침체 상태에 빠졌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은 전세난 해결을 위해 지난 정부에서 공급을 적극 장려했던 상품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공급으로 수익률 하락과 난개발, 주차난 등 부작용을 일으키며 '배탈'이 난 상황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49%로, 6년 전 6.64%보다 1%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강남권 오피스텔은 과잉 공급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 공급된 물량만 8000여실에 이른다. 2009년 공급량(378실)의 20배가 넘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이번 부동산 대책에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취득세 및 양도세 면제 등의 당근을 제시했지만 오피스텔은 대상에서 빠지면서 이제는 끝물이 다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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