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설화(舌禍)'로 한나라당 '곤혹'

(아주경제 장용석·박재홍 기자)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또 다시 ‘설화(舌禍)’에 휩싸였다.
 
 앞서 ‘보온병 포탄’ 발언으로 여론의 조롱거리가 됐던 안 대표가 이번엔 성형을 하지 않은 여성을 ‘자연산’에 비유하는 발언을 해 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등 궁지에 몰린 것이다.
 
 안 대표는 22일 세밑 민생 행보차 중증 장애아동 요양시설을 방문한 뒤 동행한 여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연예인 성형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요즘 룸(살롱)에 가면 ‘자연산’만 찾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 발언에 따른 파문이 커지자 한나라당은 즉각 “사적인 자리에서 나온 얘기로 여성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에 나섰으나, 민주당 등 야당 여성의원들은 이를 ‘성희롱’으로 규정하고 당 대표 및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안의 파장을 의식한 듯, 안 대표도 23일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평소와 달리 “오늘은 할 말이 없다”며 입을 굳게 닫았다.
 
 앞서 안 대표는 ‘보온병 포탄’ 발언 외에도 예산안 강행처리에 따른 지도부 인책론으로 리더십 위기에 봉착했던 만큼 “현재로선 파장이 가라앉기를 기다릴 뿐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란 게 당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 지역 출신의 의원들 사이에선 “그러잖아도 당에 대한 민심이 안 좋은 상황에서 안 대표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었다’”며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안 대표 등 현 지도부를 믿고 내년 4월 재·보궐선거와 다음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기는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의 한 의원도 “안 대표 등을 향한 위기의식은 이미 국무총리실 등의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에서부터 최근의 예산안 처리과정에 이르기까지 계속 제기됐던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당내에 위기감은 팽배해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나 해결책이 없는 게 더 큰 문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안 대표가 만일 대표직에서 물러나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게 되면 차기 총선과 대선 등의 정치일정 때문에 오히려 당내 분란이 더 클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안 대표는 (대표직을) 계속해도 된다”(박지원 원내대표)거나 “안 대표의 유임에 찬성한다”(전병헌 정책위의장)는 나오는 것도 바로 이 같은 한나라당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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