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자테니스 최강 이진아 "내년 투어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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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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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여자테니스 최강 이진아 "내년 투어 진출"

이형택과 조윤정의 은퇴 이후 한국 테니스의 쇠락을 걱정하는 소리가 드높은 가운데 국내 여자테니스 1인자 이진아(159위·양천구청)가 2011년부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 출전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진아는 올해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2월 전한국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여수오픈, 실업연맹전 1ㆍ2차 대회, 춘천오픈에 이어 17일 끝난 실업 마스터스까지 나왔다 하면 정상에 올랐다.

국제 대회에서도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WTA 투어보다 한 단계 아래 등급인 서키트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했다.

1985년에 태어나 2011년에 만 26세가 되는 이진아는 올해 처음 세계 랭킹 100위 대로 진입했고 13일 자 순위에서는 개인 최고인 158위까지 끌어올리며 20대 후반기에 전성기를 맞고 있다.

김영환 양천구청 감독은 "워낙 테니스에 욕심이 많아 열심히 하는 선수다. 몸 관리도 잘하고 경기 운영 능력과 수비도 뛰어나다. 왼손잡이의 장점이 있는데다 백핸드 구사 능력이 좋아 상대가 까다롭게 느낀다"고 평가했다.

남녀를 통틀어 한국 선수가 세계 100위 대에 올라 있는 선수는 이진아가 유일하기 때문에 그만큼 투어 무대에 가장 근접한 선수 역시 이진아다.

2011년 1월 호주오픈 예선에 출전할 계획인 이진아는 "올해 성적이 좋았던 것은 실업 진출한 이후 계속 전관왕을 꿈꿔왔기 때문에 목표로 삼고 꾸준히 연습했던 결과"라며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27살인데 해가 갈수록 부상을 줄이기 위한 체력 훈련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대회를 주로 뛰었던 이진아는 "2011년부터는 (국내보다) 투어 대회에 더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더 일찍 투어에 도전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런 아쉬움이 분명히 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미래만 바라보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호주오픈 목표에 대해 이진아는 "첫 대회라 큰 욕심은 없다. 다만 앞으로 그랜드슬램 대회 본선에 자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순위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개 100위 안에 들어야 메이저대회 본선에 자동 진출하기 때문에 두자릿수 순위가 그녀의 목표인 셈이다.

메이저대회 예선은 이번이 두 번째 출전이다. 8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예선에 출전했던 이진아는 1회전 탈락으로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주위에서는 '공에 힘이 실리지 않아 국제무대에서 통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진아 역시 "나도 알고 있다. 파워를 늘리려고 노력도 많이 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다른 부분을 통해 메울 수도 있다. 상대가 여유를 갖지 못할 만큼 빠른 템포로 공을 친다든지 상대가 공을 치기 어렵게 보내는 나만의 장점을 잘 살리면 어느 정도 파워의 부족을 만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진아는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계 51위 다테 기미코 크룸(일본)과 접전 끝에 0-2(6<1>-7 5-7)로 분패했다.

이진아는 "테니스가 상대적이라 그런지 내가 상대하기가 그래도 나았고 그날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내 움직임도 좋았다. 그러나 역시 100위 안에 있는 선수는 결정적인 순간에 주도권 있게 끌고 가는 여유가 있었다. 나는 1,2세트 모두 이기면서도 쫓기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었다"고 되짚었다.

최근 국내 테니스가 침체기인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면 순환 구조인데 처음부터 지원도 많이 받고 주위 관심도 많으면 성적을 내기가 그만큼 쉽겠지만 그게 안되다 보니 지원이나 주위 관심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국내 여자골프와 비교하자면 골프는 2010시즌 상금 랭킹 26위까지 상금만 1억원이 넘지만 국내 테니스 1인자 이진아는 올해 국제 대회 상금 2만8천950달러에 국내 대회 우승할 경우 받는 경기력 지원 향상금(우승 1회당 500만원 안팎), 소속팀 양천구청에서 받는 급여 등을 더해도 1억원이 안 되는 수준이다.

이진아는 "테니스도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더 나고 하면 국내에 큰 대회도 열리게 될 것이고 선수들의 대우도 더 좋아질 것"이라며 "나도 그렇게 되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22일부터 1월 초 호주로 출국하기 전까지 강원도 춘천 이형택 아카데미에서 훈련할 계획인 이진아는 "킴 클리스터스를 좋아한다. 대단히 부드럽고 유연하면서 편하게 치는데 상대가 보기에는 위력적인 모습이 마음에 든다"며 2011년 WTA 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각오를 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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