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만을 앞세워 교부금을 대폭 깎을 경우 당장 내년부터 7조 원 이상의 교육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최소 88조 4000억 원의 교부금 확보와 함께 ‘내국세 연동제 기반 5% 완충장치’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안’ 및 ‘국가재정법’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대한 교육 현장의 우려를 전달하고 제도 개선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우선 정부가 산정한 내년도 교부금 예산안(78조 9000억 원)으로는 일선 교육 현장의 기본적인 수요조차 충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실제 교부금(76조 4000억 원)보다 명목상 소폭 늘었지만,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일몰 등으로 시·도교육청의 실질적인 세입 증가는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을 기계적으로 축소하려는 정부 산식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다. 지난 10년간 전체 학생 수는 14.6% 줄었지만 신도시 개발 등으로 학교 수는 오히려 308개교 늘어났고, 학급 수와 교원 수도 학생 수에 비례해 줄어들지 않아 학교 운영비·인건비·시설 개선비 등 필수 경비는 곧바로 감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통교부금 기준재정수요 가운데 ‘학생 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비중은 8.8%에 불과한 반면, 정부 개편안은 학령인구 변화율을 35%나 반영하도록 설계됐다. 협의회는 정부안이 그대로 굳어질 경우 학령인구 감소 폭이 가팔라지는 2030년대에는 교부금이 인건비 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해 2035년이면 교육재정이 16조 원 넘게 부족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협의회는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첫째는 정부안의 학령인구 변화율 반영 비율을 35%에서 10%로 대폭 낮추고 연평균 변화율을 기하평균으로 산정하는 방안이다. 둘째는 세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내국세의 20.79%를 교부금으로 배분하는 현행 연동제를 유지하되, 전년 대비 교부금 증감 폭이 5%를 넘으면 초과분을 국가와 교육청이 나누는 ‘5% 완충장치’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교부금이 전년보다 5%를 초과해 늘어나면 초과 증가분의 3분의 2를 국가 기금(미래대응 재원)에 출연하고 3분의 1은 교육청에 배분하며, 반대로 5%를 초과해 줄어들면 초과 감소분의 3분의 1을 국가가 보전하는 구조다.
이 완충장치를 적용하면 내년도 교부금은 89조 6000억 원으로 정부안보다 10조 7000억 원 늘어나고, 국가 역시 향후 4년간 44조 5000억 원의 미래대응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협의회의 계산이다.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의 운용 방식과 재원 조달 구조에 대한 안전장치도 요구했다. 노후 냉난방기·화장실 정비와 아직 전국 6000여개 학교에 남아 있는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등 대규모 교육환경 개선 사업을 미래대응기금 내 ‘교육·인재계정’의 지원 대상으로 법안에 명시하고, 기금 운용 분과위원회에 교육감협의회 추천 위원의 참여를 보장해 달라고 건의했다.
또한 교육청 교부금을 깎아 기금을 만드는 대신 초과 증가분의 국가 몫을 기금에 출연하도록 바꾸고, 기금 출연 재원을 교부금 산정 과정에서 다시 빼는 ‘이중 공제(이중 삭감)’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올해 초과세수에 따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 11조 7000억 원 규모의 ‘2026년 교부금 정산 재원’을 기금 전출 전에 우선 확보해 법적 정산 의무를 먼저 이행하도록 제도를 보완할 것을 요청했다.
정근식 협의회장은 “정부 예산안은 아직 국회 심사가 끝나지도 않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과 미래대응기금법안을 전제로 편성돼 있다”며 “55년간 유지해 온 교부금 제도의 틀을 바꾸고 수십조원 규모의 기금을 신설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예산 일정에 맞춰 심사를 서두르기보다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 마음건강 지원과 교사의 교육활동 보장, 현장체험학습 안전 인력 확보에는 안정적인 재정이 필수적”이라며 “내년도 예산 심의에 교육 현장의 최소 필요 재원과 올해 정산분을 반영하고 시·도교육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조승래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은 “정액이든 정률이든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육계와 충분히 논의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관련 법안과 예산을 심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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