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일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표현을 문제 삼은 언론 기사에 대해 “말의 품격은 글자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통찰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돈안지유돈 불안지유불(豚眼只有豚 佛眼只有佛)’이라는 한자 문구를 올리고 “무학대사와 이성계 간 고담준론의 한 부분으로 심오한 의미가 깃든 선문답”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그대로 인용했으면 별말이 없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부처 눈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인다’라고 똑같은 말을 한글로 표현하니 격 떨어진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SNS 발언을 ‘거친 표현’이라고 표현한 언론 기사를 비판한 누리꾼의 글을 공유하며 이같이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마이동풍, 조족지혈, 우이독경은 어떠냐”며 “소·닭·말을 언급했으니 이것도 한글로 표현하면 격 떨어지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완전히 같은 말인데도 한문을 둘러야만 권위가 생긴다고 믿는 기묘한 분별심”이라며 “껍데기만 좇는 눈에는 껍데기만 보일 뿐”이라고도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야권의 잦은 해외 순방 비판을 반박하면서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은 품격 있는 언어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도 대통령이 비판 여론을 ‘돼지’에 빗댔다며 반발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같은 날 올린 ‘쿠데타와 집단학살의 주범이 외친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정치적 올바름을 내세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언행불일치와 이중잣대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적 올바름이 오늘날 대중의 반발과 피로감에 부딪친 이유는 그 지향 가치 자체가 아니라 이를 주창하는 태도에 내재된 ‘언행불일치’와 ‘내로남불’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덕과 정의 등 숭고한 가치를 내걸지만 실제에서는 자신과 자기 진영의 결점과 부정에는 관대하면서 타인이나 상대 진영에는 가혹한 이중행태가 반복됐다”며 “사람들은 이를 진정한 윤리가 아닌 도덕적 우월감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다문화가정의 공공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제도 재검토 방침을 둘러싼 비판에 대응하면서 정치적 올바름과 진영주의에 대한 자신의 문제의식을 거듭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부터 다문화가정 지원 정책의 불합리하거나 역차별을 낳는 부분은 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이어왔다.
이 대통령은 “가장 부정의했던 전두환이 ‘정의사회 구현’을 외치니 정의나 정의사회라는 말 자체가 오염되고 말았다”며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실천이 담보되지 않은 도덕적 구호보다 액면과 실질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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