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이 기묘한 역설에 빠졌다. 90주 연속 집값 상승세를 기록하며 진기록을 세우는 가운데 매물 역시 8만건에 육박하며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상식대로라면 매물이 늘어나면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가 늘어야 한다. 하지만 거래량이 50% 이상 급감한 거래절벽 속에서도 호가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매수자는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에 상투를 잡을까 주저하고 매도자는 높아진 가격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대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공급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수급 불균형과 시장 왜곡을 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치가 아닌 경제의 '기본'과 '원칙'이다. 시장 가격을 왜곡하는 과도한 규제와 인위적 정책 개입이 현상을 만들었다. 시장 자율에 맡기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전체 집값이 오르는 가운데 일부 강남권이나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폭이 둔화하고 하락 거래도 나오고 있다.
정책에선 '원칙'을 지켜줘야 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끊임없는 정책 변화로 혼란을 겪고 있다. 자주 바뀌다 보니 매번 반응 보다 관망하며 견디는 이들이 더 많다. 실수요자를 보호하면서도 장기 공급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원칙을 시장에 명확히 신호로 제시해야 한다.
자산 격차와 지역 양극화 현상을 '상식'선에서 직시해야 한다. 서울 내에서도 외곽 지역이나 정체된 구역은 매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선호 입지는 호가가 쉽게 꺾이지 않는 자산 분리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자산 시장서도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시적 분배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입지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광역 교통망 확충과 지방 경제 및 하단 지역의 자생적 기업가 정신 회복이 병행되어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가장 위험한 것은 위험을 피하려는 전략"이라고 했다. 위험할수록 기본, 원칙, 상식을 지키고 시장에 맡기자. 단기 미봉책은 그야말로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시장 왜곡만 커진다. 성장은 평균 숫자로 포장될 수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안정은 철저히 시장의 기본과 상식이 작동할 때 비로소 달성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