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걷기대회] "80세에 50대 친구도 생겨요"…한강에 모인 걷기 동호인들

  • 모자·선글라스 갖춰 쓰고 한강으로

  • "혼자 걸으면 생각 정리, 함께 걸으면 고민 나눠"

31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에서 아주뉴스코퍼레이션이 주최한 2026 제2회 한강 걷기대회에 참가한 김순이 씨가장 오른쪽와 이미래 씨 사진김지윤 기자
31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에서 아주뉴스코퍼레이션이 주최한 '2026 제2회 한강 걷기대회'에 참가한 김순이 씨(가장 오른쪽)와 이미래 씨 [사진=김지윤 기자]
"저는 80세인데 어디 가서 50대 친구를 사귀겠어요. 이렇게 걸으면서 젊은 친구들도 사귀니 얼마나 좋아요."

3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에서 아주뉴스코퍼레이션이 주최한 '2026 제2회 한강 걷기대회'에 참가한 김순이(80세, 여)씨는 환하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보라색 챙모자에 선글라스를 쓴 김씨는 이날 10명의 일행과 함께 한강변을 걸었다. 나이도 살아온 세월도 제각각이지만 걷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 하나로 모인 이들이다.

김씨가 활동하는 모임은 다음 카페 '인생길따라 도보여행'이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60대 중반으로, 평소에도 함께 걸으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김씨의 곁에서 함께 걷던 이미래(65세, 여)씨는 "나이가 들었다고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진다"며 "이렇게 밖에 나와 한강도 보고 가을바람도 맞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씨는 가방에 인생길따라 도보여행이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 깃발도 달고 나왔다 사진김지윤 기자
이씨는 가방에 '인생길따라 도보여행'이라는 카페명이 적힌 노란 깃발도 달고 나왔다. [사진=김지윤 기자]
이씨는 가방에 '인생길따라 도보여행'이라는 카페명이 적힌 노란 깃발도 달고 나왔다. 그는 "우리는 평소 10㎞ 정도는 걷는다"며 "오늘 대회 코스는 5㎞라 옥수역에서부터 걸어서 왔다"고 웃어 보였다.

이날 대회에서는 김씨 일행처럼 걷기를 매개로 모인 동호회 참가자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챙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는 기본이고, 마스크와 햇빛가리개까지 착용한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저마다 걷기 장비를 갖춘 이들은 한강을 따라 나란히 발걸음을 옮기며 이야기를 나눴다.

네이버 밴드에서 걷기 동호회 '걷자9'를 운영하는 이웅진(58세, 남)씨도 이날 회원 52명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 동호회는 운영 3년 차로, 가입 회원만 2200명에 달한다.

이씨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게 걷기"라며 "걷는다는 건 인생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과도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걸을 때는 자기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함께 걸을 때는 서로의 고민을 나누기도 한다"며 "주말에 사람들과 나와 가을을 즐기며 걷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에는 국내외 시민과 관광객, 유학생 등 약 3000명이 참가했다. 한강의 가을 정취를 즐기며 건강한 걷기 문화를 확산하고, 국적과 세대를 넘어 함께 어울리는 축제의 장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아주뉴스코퍼레이션이 단독 주최하고 서울시와 서울시체육회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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