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물 쏟아지는데…과기정통부·방미통위 이견에 표시 의무 확대 '표류'

  • 과기정통부는 'AI 기본법'에, 방미통위는 '정보통신망법'과 함께 가야

  • 국회서 10월초까지 초안 마련하라 했지만 현재까지 제출 못해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인공지능(AI) 생성물이 온라인에서 쏟아지는 가운데 이를 구별할 표시 의무 확대는 부처 간 이견에 발목이 잡혔다. 국회가 10월 초까지 합의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여전히 구체적인 합의 방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과기정통부와 방미통위는 AI 생성물 표시 의무를 유통 단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서로 입장이 달라 난항을 겪고 있다. 

현행 '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에는 생성형 AI나 이를 활용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 생성 사실 표시 의무를 부과한다. 그러나 이용자가 결과물을 외부 플랫폼에 올리거나 다른 사람이 재유통할 때 표시가 유지되도록 하는 의무는 미비한 상황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이미 국회에 발의돼 있다. 지난 1월 발의된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AI 음향·이미지·영상 등을 직접 제작하거나 편집해 제공하는 사람에게 고지·표시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문제는 생성 단계와 유통 단계의 의무를 어느 법에서 다룰지 부처 간 접근이 다르다는 것이다. 

방미통위는 AI 기본법이 AI 사업자의 생성 단계 의무를 다루는 만큼 정보통신망법에서 게시자, 플랫폼의 유통 단계 의무를 보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플랫폼이 콘텐츠 업로드 때 AI 생성물임을 표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AI 사업자에게 부과된 표시 의무를 유통 단계에서도 그대로 유지하도록 플랫폼에 관리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생성 단계 표시 방식부터 유통 단계 의무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여러 법에 표시 의무를 나눠 담으면 적용 대상과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법안과 법안 사이 공백이 발생해 규제가 느슨해지는 일명 '그레이 존'이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유통 중 표시가 소실되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데 반대가 없다"며 "어떤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지 전문가들과 논의하며 안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9월 있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법안소위에서도 지적됐다. 이에 소위는 양 부처가 지난 달 초까지 수정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 당시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도 방미통위와 논의해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10월 말까지 양 부처는 협의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과기정통부도 국회에 제출할 수정안 초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어느 법에 표시 의무를 담을지 논의가 이어지는 사이 AI 생성물의 유통 과정에서 표시가 사라지는 문제를 해결할 제도 마련도 늦어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는 양 부처가 소관 법률과 권한을 앞세우는 사이 제도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윤 한양대 교수는 "각 부처가 자기 입장을 강하게 내세우면 상대 부처에 양보하기 어려워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며 "국회나 국무조정실 등이 나서 어느 쪽이 국가에 더 도움이 되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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