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의원 "진폐 진단수당 16년째 5만 원 동결, 즉각 현실화해야"

  • 근로복지공단 국감서 촉구…"2배 올려도 연 8억 원 추가, 재정 부담 크지 않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철규 의원국민의힘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사진이동원 기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철규 의원(국민의힘,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사진=이동원 기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철규 의원(국민의힘,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은 23일 열린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 국정감사에서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16년째 1일 5만 원으로 묶여 있는 '진폐 진단수당'의 즉각적인 현실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현재 근로복지공단은 석탄 광산 등 분진작업에 종사했던 근로자들이 진폐 판정을 받기 위해 2차 정밀진단을 받을 경우, 최대 3일간 1일 5만 원씩, 최대 15만 원의 진단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제도의 변천 과정을 짚었다. 그는 "2010년 11월 21일 이전에는 5일간 입원 진단을 받는 피진단자의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생계비를 보전해 주다가, 고용노동부 고시(제2010-23호)가 시행되면서 3일간 입원 정밀진단에 따른 노동 상실 보전 명목으로 하루 5만 원을 지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최저임금 일당(약 3만 3천 원)보다 높게 책정됐던 5만 원이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 한 차례도 변경 고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승흡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이 "16년 동안 진단수당에 변화가 없다는 현실은 파악하고 있으나, 진폐 이외에 다른 질병 신청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답하자, 이 의원은 제도 도입의 본래 취지를 들어 반박에 나섰다.
 
이 의원은 "진폐는 다른 산재 질환과 달리 한 번 걸리면 치료가 되지 않아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하는 불치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석탄 광산 광부들의 진폐 재해는 본인의 부주의가 아니라 당시 정부나 사업주들의 무관심과 무지가 불러온 산업재해였기 때문에, 다른 산재에는 이런 보상이 없었음에도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진폐예방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특별 규정을 넣어 특별한 보상을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별히 예우하기 위해 만든 제도를 일반화시켜 '다른 산재가 안 되니까 안 된다'고 방치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한 "생계비를 기반으로 결정하는 최저임금이 2배 반이나 오르고 물가가 치솟을 때까지 한 번도 손을 보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노동·산재 정책이 소외되고 줄어드는 진폐 환자가 아니라 다수의 목소리 큰 사람들 위주로만 간다는 방증"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인상에 필요한 재정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철규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규 진입자는 소수인 데다 고령화로 별세하는 분들이 늘면서 진단수당 지급 인원과 총액은 매년 줄고 있다.
 
연도별 지급 현황은 △2023년 6391명(9억 4600만원) △2024년 5905명(8억 6100만원) △2025년 5842명(8억 1400만원) △2026년 7월 기준 3911명(5억 6600만원)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재원은 공단이 운영하는 산재보험기금이 약 74%(2025년 기준 6억원), ‘진폐예방법’에 따른 진폐근로자 지원 예산인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에특회계)가 약 26%(2025년 기준 2억 1400만원)를 분담하고 있다.
 
현행 1일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두 배 올리더라도 연간 추가 소요 재원은 총 8억여원으로 10억원에 못 미친다. 재원별로는 산재보험기금 약 6억원(8만원 인상 시 약 4억원), 에특회계는 연 2억원 정도만 추가로 확보하면 된다.
 
이철규 의원은 진폐 환자들이 처한 현실도 호소했다. 그는 "이분들이 3일 동안 입원 진단을 받을 때 현장에 나가 일을 못 하면 당장 먹고살아야 하는 생존의 문제"라며, "이재명 대통령도 선거 운동 당시 강원도 태백에 와서 광부들의 특별한 헌신과 희생에 대해 특별한 보상을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말로만 보상해서야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과거에도 환노위에서 이 문제가 거론됐지만 적당한 정치적 수사로 피하고 넘어갔다"며, "시키는 대로 지하 막장에 들어가 정말 열심히 일했던 소외된 분들에게 최소한 우리가 가진 제도 내에서 대책을 강구해 주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 및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조해 에특회계 보조와 산재보험기금 지원을 받아 반드시 수당을 증액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박승흡 이사장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동의한다고 밝히며 "주신 말씀을 새기면서 반드시 적극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답했다.
 
진폐 환자들에게 3일간의 입원 진단은 곧 생계가 멈추는 시간이다. 16년 전 정해진 하루 5만 원이 그간의 물가와 임금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에 공단 측도 현실을 인정한 만큼, 이번 국감에서 나온 약속이 실제 고시 개정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진폐 진단수당 인상 요구에 대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며 적극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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