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회 등 공식 석상에서 한 발언을 뒤늦게 고치거나 해명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제정책부터 외교 현안까지 발언의 취지가 달라지는 사례가 이어지자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나온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9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내년 4월부터 2년간 식료품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로 인하하는 데 필요한 재원과 관련해 "국채 발행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앞서 지난 7월 기자회견에서 세출·세입 구조조정과 특별회계·기금 활용 등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적자 국채에는 의존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발언이 논란을 낳자 다카이치 총리는 같은 날 오후 국회에서 적자 국채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어 밤에는 엑스(X·옛 트위터)에 "적자 국채에 의존하지 않는 기존 방침은 변함없다"며 "예산 편성 전체의 관점에서 국채 발행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다음 날 중의원 본회의에서도 "시장 신뢰를 위해 특례 국채(적자 국채)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야당인 공명당의 오카모토 미쓰나리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지나친 발언을 약간 보정한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공명당의 히라키 다이사쿠 참의원 간사장은 지난 19일 예산위원회에서 정부가 과거 세율을 낮추더라도 판매업체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어 감세 효과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던 점을 들어, 현재 감세 추진 방침과의 정합성을 따져 물었다.
주요 7개국(G7) 온라인 정상회의 불참 사유도 논란이 됐다. 지난 2일 회의에는 다카이치 총리 대신 엔도 가즈야 외무심의관이 참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비판이 일자 5일 엑스에 회의가 의장국 프랑스의 요청으로 직전에 급히 잡혔고 대리 참석도 허용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1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대형 디스플레이 등 회의 준비가 갖춰지지 않았고 국회 연설 원고를 작성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각료 발언에 대한 평가를 뒤늦게 정정하기도 했다. 야나 가즈오 당시 농림수산상은 지난 2월 중의원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단체장이 있는 지역의 도로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에 대해 "사실이라면 정말 부적절하고 촌스럽다"고 말했다가 다음 날 '볼썽사납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야나 전 농림수산상은 해당 발언과 지지자 무료 버스 운행 의혹 등으로 비판받다가 14일 사임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임명 책임을 인정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중의원 선거 유세에서 엔화 약세가 외환특별회계에 도움이 된다며 "지금은 짭짤한 상태"라고 말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외교 분야에서는 파장이 더 컸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가 일본의 '존립위기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이후 중일 관계가 급격히 악화했다. 존립위기사태는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가 공격받아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는 상황으로, 일정한 요건 아래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해지는 법적 개념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달 5일 시정연설에서 중국을 "중요한 이웃"이라고 부르며 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지만, 양국 간 긴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국회 발언 뒤 SNS나 후속 답변을 통해 취지를 다시 설명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방식과 정책 메시지의 일관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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