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전세 재계약에 월세 35만원 추가…세입자 주거비 부담 커졌다

  • 서울 아파트 신규계약 57%가 월세…갱신은 전세가 과반

  • 같은 단지 신규·갱신 전세금 격차 확대…남아도 월세 인상 부담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에서 세입자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 전용 60.5㎡는 지난달 9일 임대차계약을 갱신하면서 종전 보증금 3억원을 유지하되 월세 35만원을 추가하는 것으로 신고됐다. 살던 집에 계속 거주하면서 기존 목돈은 그대로 맡기고 월세를 연간 420만원 새로 부담하게 된 것이다.

살던 집 전세보증금을 더 마련할지, 월세를 부담하며 새집을 구할지 세입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재계약 과정에서 기존 보증금에 월세까지 추가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결혼·출산·직장 이동으로 이사가 필요하거나 자녀 학교와 출퇴근 때문에 거주지역을 쉽게 바꾸기 어려운 가구는 추가 목돈과 매달 나가는 주거비를 함께 따져야 하는 상황이다.

20일 아주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신규 전월세 계약 9만2건 중 월세는 5만1275건으로 57.0%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6.7%보다 10.3%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갱신계약 7만8194건 중에서는 전세가 4만3097건으로 55.1%였다. 계약일 기준으로 신규·갱신 구분이 기재된 거래를 집계했으며 월세에는 반전세가 포함됐다.

갱신 과정에서 기존 월세가 오른 사례도 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59.98㎡ 12층 주택은 지난 1월 24일 계약을 갱신하면서 보증금 5000만원을 유지하되 월세가 종전 95만원에서 125만원으로 올랐다. 이사하지 않고도 지출이 매달 30만원, 연간 360만원 늘어난 것이다.

창동역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도봉구 내에서도 창동은 교육 환경이 우수한 편에 속하며 유흥시설도 상대적으로 적다”며 “학원가는 바로 옆 노원구(중계동)에 붙어 있어 학생 있는 가구에서는 보증금을 늘리거나 반전세로 돌리려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같은 단지에서도 신규 계약의 임대료가 갱신보다 높은 사례가 확인됐다. 올해 1~9월 SK북한산시티 전용 59.98㎡에서 보증금 5000만원인 계약을 비교한 결과 신규 11건의 월세 중앙값은 140만원, 갱신 3건은 126만원이었다. 신규 계약의 월세가 14만원 높아 연간으로는 168만원 차이 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신규 9건이 130만원, 갱신 5건이 110만원이었으며 올해는 두 유형 모두 월세 수준이 높아졌다.

전세에서도 신규 계약의 보증금이 갱신보다 높았다. 올해 1~9월 같은 단지·면적의 전세보증금 중앙값은 신규 17건이 4억7000만원, 갱신 26건이 3억9375만원이었다. 층과 집수리 상태 등 개별 조건에 차이가 있지만 두 계약군의 격차는 7625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75만원보다 두 배 이상 벌어졌다.

현장에서는 갱신하는 세입자도 임대료를 추가로 부담하고 새로 계약하려는 임차인은 매물 부족으로 선택 폭이 좁아졌다는 설명이 나온다. 미아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동이나 층, 집수리 여부가 가격을 결정해야 하는데 지금은 매물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변 미아동과 길음동 일대 재개발·재건축 이주자들도 솔샘역 부근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외부 유입이 늘고 매물이 줄면서 일부는 삼양동에서 멀게는 수유동까지 이동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전했다.

월세 전환이 반드시 기존 보증금을 돌려받아 목돈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창동 사례처럼 보증금을 그대로 둔 채 월세가 추가되면 묶여 있는 자금은 줄지 않으면서 매달 고정지출이 늘어난다. 거주지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생활비나 저축 규모를 조정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월세로 전환하면 목돈 부담이 줄지만 주거비 고정지출이 늘어 저축이나 소비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현재로서는 결혼이나 출산, 직장 이동 등으로 이사가 필요한 실수요자가 적정한 가격에 선택할 수 있는 임대주택 물량을 확보하는 게 최선”이라며 “단기적으로 공실 주택이나 활용 가능한 비아파트 주택을 적극적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