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의 AI 투자 자금 조달 불안, 중국 메모리 업체의 기술 추격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단기간 급성장한 국내 유가증권시장이 위협받고 있다.
15일 IT업계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미국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 주가가 15.5% 급락했고, 2032년 만기 9.625% 채권 수익률은 14.8%, 2031년 만기 9.75% 채권은 약 14.9%까지 치솟았다. 코어위브의 S&P 신용등급은 B+로 이미 투기등급이다.
이 회사는 올해만 칩 담보 대출과 하이일드 채권, 전환사채, 증자로 350억 달러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2분기 말 기준 부채는 720억 달러로 자기자본 50억 달러 대비 14배를 넘고, 분기 순손실은 6억2600만 달러, 이자 비용은 6억4000만 달러였다.
코어위브와 같이 빚으로 엔비디아의 GPU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이른바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은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3일 AI 관련 시장 조정을 급격한 긴축을 부를 수 있는 위험 중 하나로 꼽았다. 엔비디아는 이들에게 GPU를 판매하면서 수요 보증도 서주고 있다. 코어위브와는 팔지 못한 용량을 2032년까지 최대 63억 달러 한도로 사주는 약정을 맺고 있다.
엔비디아의 보증 의무 한도는 108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네오클라우드의 신용 불안이 엔비디아와 AI 반도체 공급망으로 번질 수 있는 구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주문 감소 징후는 없지만 시장은 고객사의 자금 조달 위험을 주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AI 기업 매출을 둘러싼 혼선도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 IT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픈AI가 투자자에게 밝힌 9월 연환산 매출은 500억 달러 수준이다. 당초 거론된 700억 달러는 클라우드 파트너를 통한 판매액까지 매출로 잡는 앤트로픽 방식에 맞춰 환산한 수치였다. 예상보다 낮은 오픈AI의 매출 소식에 미국 기술주는 하락했다.
여기에 더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CXMT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매출에서 약 8%를 차지했다. 트렌드포스는 CXMT의 서버용 D램 매출이 처음으로 모바일용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CXMT는 7월 바이트댄스와 70억 달러 넘는 5년 장기 서버 메모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엔비디아 입지도 약화하고 있다. 로이터가 인용한 IDC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엔비디아의 중국 데이터센터용 AI 칩 출하량은 67만8000개로 1년 전보다 44% 줄었고 점유율은 34%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화웨이는 28%까지 올라섰다. 미국의 첨단 칩 수출 제한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허용된 일부 칩 판매마저 제한적으로만 승인한 영향이다.
대내외 여건이 국내 반도체 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하며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58.9%(6월 기준)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일 급락하고 있다. 두 종목의 수급과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시장 전체 변동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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