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노동시장 쇼크] 더욱 좁아진 개발자 관문…사람 줄인 돈, AI로 간다

  • SW 구인공고 신입 비중 53.5%→37.4%…반복 업무는 생성형 AI가 대체

  • 상반기 벤처투자 절반 AI로 쏠릴 때 게임 투자만 76% 급감

경기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사진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사진=연합뉴스]


게임을 비롯한 비(非)AI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인력 감축이 이어지고 있다. 벤처 투자는 AI로 쏠렸고, 정작 AI 인재는 국내외 임금 격차에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상위 10대 게임사 중 상장사 9곳의 직원이 지난해 말 대비 0.9%가 감소했다. 9곳 중 6곳이 직원을 줄였다. 
 
구조조정은 대형사부터 시작됐다. 엔씨소프트 직원은 2024년 4886명에서 지난해 말 3170명으로 1년 새 35.1% 줄었다. 대규모 희망퇴직과 개발 조직 분사가 이어진 결과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1월부터 200여명의 자발적 퇴사를 받았고, 넥슨은 신규 채용을 멈추고 기존 인력을 재배치했다.

엔씨소프트의 연구개발비는 같은 기간 4218억원에서 3251억원으로 22.9% 줄었고 넷마블(6347억원→6164억원), 펄어비스(1328억원→1286억원), 카카오게임즈(262억원→255억원)도 연구개발비를 줄였다.

중견사로도 번졌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엑스엘게임즈는 단체교섭에서 희망퇴직을 제안했다가 노조 반발에 부딪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311억원에 영업손실 242억원을 냈고, 올해 3월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로 내놓은 신작 '더 큐브, 세이브 어스'는 두 달 만에 서비스를 접었다.
 
개발자들의 빈자리는 AI가 채우고 있다. 게임사들은 콘셉트 아트와 배경 그래픽, 텍스트, 품질검수(QA), 번역 등 반복 업무에 생성형 AI를 적용하고 있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대규모 인력 증원 없이 신작을 개발하는 체계를 갖췄다고 밝혔다.
 
신입 자리부터 줄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개발 구인공고에서 신입 비중은 2022년 53.5%에서 2024년 37.4%로 16.1%p 떨어졌다. 한국은행 분석에서도 2022년 6월부터 2026년 6월까지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이 포함된 출판업의 청년 취업자는 27.4%,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은 16.6% 감소했다.
 
해외도 상황은 비슷하다. 게임업계 인력 추적가 아미르 사트바트는 올해 전 세계 게임업계 해고 인원이 1만4259명으로 지난해(9197명)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인력은 줄었지만 1인당 보수는 올랐다. 크래프톤의 1인당 평균 보수는 2024년 1억900만원에서 지난해 1억2900만원으로, 펄어비스는 9848만원에서 1억3405만원으로 늘었다. 엔씨소프트도 1억800만원에서 1억1700만원으로 올랐다.

반면 업종 전체로는 임금이 뒷걸음질했다.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 정보통신업의 7월 1인당 임금총액은 532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1.3% 줄었다. 같은 기간 전 산업 평균은 2.5% 올랐다.

인력을 줄여 아낀 돈은 다시 AI에 투자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0월 ‘AI 퍼스트' 기업 전환을 선언하고 1000억여원을 들여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동시에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 개발 조직과 딥러닝 등 AI 관련 인력을 뺀 전사 채용을 동결하고,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36개월치 급여를 주는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긴 직후였다. 크래프톤의 연구개발비는 2024년 4247억원에서 지난해 6122억원으로 늘었다.

게임 업계 전체 투자비는 줄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는 8조867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AI 관련 업종이 51.2%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ICT서비스가 1조86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게임 업종 투자는 42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788억원)보다 76.3% 줄어 전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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