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 2개월 반 만에 최저치...금리 상승에 '반대매매 악순환' 우려도

  • 빈그룹 계열주 급락에 VN지수 2개월여 만에 최저... 증시 거래대금도 급감

13일현지 시각 오전 7시 25분 기준 베트남 지수 사진인베스팅닷컴
12일(현지시간) 베트남 VN지수 종가[사진=인베스팅닷컴]

베트남 증시가 금리 상승과 외국인 매도세에 밀려 2개월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예금금리 상승으로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드는 가운데 신용융자 부담까지 커지면서 강제 매도에 따른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VnExpres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VN지수는 12일 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4.11포인트(0.81%) 내린 1720.98을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 7월 29일(1704.68) 이후 2개월 반 만에 최저치이다.

특히 빈그룹 관련 4개 종목이 일제히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빈그룹(VIC)은 VN지수를 10포인트 이상 낮췄고 빈그룹 산하 부동산개발업체 빈홈즈(VHM)도 전체 지수를 약 4포인트 가량 끌어내렸다.

다만 개별 종목의 흐름은 엇갈렸다. 호찌민거래소에서 상승 종목은 154개로 하락 종목 148개보다 많았다. 유안타증권 베트남은 저가 매수 수요가 확인됐지만 시장 전체의 반등을 이끌 만큼 매수세가 확산하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거래대금 감소와 외국인 이탈도 이어졌다. 호찌민거래소의 거래대금은 약 13조 동(약 6708억 원)으로 직전 거래일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1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베트남 주요 귀금속업체 푸뉴언주얼리(PNJ)와 VIX증권(VIX)을 중심으로 각각 약 400만~500만 주를 팔아치웠다.

 
그래픽챗gpt 제작아주경제
[그래픽=챗gpt 제작/아주경제]
 
고금리에 증시 자금 위축…신용융자 부담까지 확대

베트남 증시의 약세 배경에는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자금 운용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예금금리가 높아지면서 주식투자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은행 예금을 선택할 유인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자산운용사 SGI캐피털은 최근 보고서에서 높은 예금금리가 신규 투자자금의 증시 유입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저금리 환경에서 주식시장에 진입한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실망과 불안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SGI캐피털은 "예금금리가 계속 오르면 일부 투자자가 주식시장을 떠나면서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증시 유동성은 크게 위축됐다. 띠엔퐁증권(TPS)에 따르면 지난 9월 VN지수는 전월 대비 3.47% 하락했으며 일평균 거래대금은 6.41% 감소한 13조2950억 동(약 6860억2200만 원)을 기록했다. 롱비엣증권(VDSC)도 같은 기간 거래대금이 최근 12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베트남 증시의 신흥시장 승격도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베트남은 지난달 21일 FTSE러셀의 2차 신흥시장 지위를 공식 획득했지만 외국인 매도세와 국내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졌다. 지난 9월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약 4조8300억동으로 전월의 3배에 육박했으며 월간 기준 9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여기에 신용융자 잔액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가 하락에 따른 연쇄 매도 위험도 커졌다. 투자자가 빌린 돈으로 매수한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면 추가 담보를 납입하거나 보유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이 여러 계좌에서 동시에 발생하면 강제 매도가 추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SGI캐피털의 설명이다.

업종별 하락세도 광범위하다. 티엔비엣증권(TVS)에 따르면 지난달 19개 업종 가운데 상승한 업종은 5개에 불과했다. 금융서비스업은 10.8% 하락했고 부동산과 은행업도 각각 4.4%, 2.2% 떨어졌다. SGI캐피털은 4분기에도 자금 압박이 지속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말을 앞두고 대출 상환과 투자자금 결제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예금금리까지 추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이 주식보다 현금 보유와 예금을 우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주가 급락이 모든 종목의 투자 매력 상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SGI캐피털은 부채 부담에 따른 매도세가 장기 투자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저렴해졌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증권사는 주요 지지선인 1720선이 무너지면 지수가 167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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