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에 대응하려면 국내 기업들이 인권·환경 피해 위험이 높은 영역부터 점검하고, 예방·시정 조치의 효과를 추적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법무법인 세종은 1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유럽 로펌 프랭크볼드(Frank Bold)와 '한국 기업을 위한 EU CSDDD 실무 가이드' 세미나를 열었다고 15일 밝혔다. 참석자들은 EU 규제 간소화 패키지인 '옴니버스Ⅰ' 이후 CSDDD의 법적 요구사항과 기업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첫 발표를 맡은 정영일 세종 ESG센터장은 적용 대상 여부뿐 아니라 실제 이행해야 할 의무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실제 의무는 관할 회원국의 전환법에서 발생하는 만큼 법문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과 아직 판단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데서 대응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사 과정에서는 위험의 심각성과 발생 가능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센터장은 자회사와 활동사슬 내 직·간접 협력사까지 실사 범위를 넓게 살피되 심층평가는 위험이 큰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조치의 적절성도 피해 위험과 해당 기업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 등 개별 사정을 고려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감독이나 분쟁에 대비하려면 판단 과정도 기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결과를 보장하라는 의무가 아니라 적절한 조치를 다했는지를 묻는 '수단의 의무'"라며 각 단계의 판단 근거를 관련 조문과 연결해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필립 그레고르 프랭크볼드 기업책임팀 총괄은 형식적인 정보 수집에 그치지 않는 실사를 주문했다. 그는 "완벽한 공급망 지도에서 출발할 필요는 없고,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며 "자가진단 설문(SAQ)이나 정보 요청을 실제 평가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확인된 협력사와의 관계에서도 즉각적인 거래 단절보다 개선을 위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핵심·전략 협력사와 장기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거래 중단은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레고르 총괄은 실사 절차를 마련하는 것만으로 대응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CSDDD가 결과가 아닌 수단에 대한 의무인 것은 맞지만, 그 절차가 충분히 적절했는지는 결국 실제 결과로 판단된다"며 예방·시정 조치가 위험을 줄였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그 성과를 다음 조치에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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