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공모주 청약 열풍이 불어오는 틈을 타 "남들보다 공모주 물량을 배로 받아주겠다", "상장 전 공모가보다 헐값에 넘겨주겠다"며 접근하는 공모주 투자 사기가 날로 교묘해지고 있는데요. 급기야 금융당국이 소비자 경보를 울리고 불법 행위에 가담한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나도 설마 속겠어?"라고 방심하는 순간 사기꾼들의 덫에 걸려 계좌가 순식간에 털리기 일쑤입니다. 남들은 대박 수익률 찌라시에 속아 피눈물을 흘릴 때, 스마트한 개미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고 가야 할 공모주 투자 사기의 대표적 수법과 실전 예방법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일상 속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백화점에서 한정판 명품 가방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수천명의 사람이 오픈런 줄을 서 있습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인당 딱 1개씩만 겨우 살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누군가 슬그머니 옆으로 다가와 귀엣말을 건넵니다. "내가 백화점 지점장이랑 친해서 VIP 전용 비밀 통로 물량을 확보했거든? 내 개인 계좌로 가방값만 보내주면 줄 설 필요 없이 10개 더 챙겨줄게."
정상적인 소비자라면 즉시 의심하겠지만 주식 시장에만 들어오면 투자자들은 홀린 듯 판단력을 잃곤 합니다. 일반 청약 경쟁률이 수천대 일에 달해 주식을 몇 주 받지도 못하는 주린이들의 간절함을 노리고 접근하는 첫 번째 수법, 바로 '기관 전용 물량 배정 및 청약 대행' 사기입니다.
사기범들은 "제휴된 기관 전용 배정 물량을 확보했으니 공모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100주 이상 우선 배정해 주겠다"며 특정 법인 계좌나 개인 계좌로 청약 증거금을 입금하라고 유도합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적발돼 최고 수위 제재(인가·등록 취소)를 받고 시장에서 퇴출당한 신라자산운용이나 제니스투자자문의 사례처럼, 실제 제도권 간판을 내걸고 투자일임 계약을 맺은 뒤 타인 명의 계좌로 입금받아 돈을 가로채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식 공모주 청약은 오직 정식 인가받은 증권사의 본인 명의 계좌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특정 계좌로 직접 돈을 넣으라고 요구하는 순간, 100% 사기의 경고등이 켜진 셈입니다.
"곧 대기업에 상장한다"…빨간 도장 찍힌 휴지 조각의 비밀
두 번째 수법은 "곧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니 상장 전에 미리 사두라"며 비상장 주식을 비싸게 팔아치우는 비상장주 뻥튀기입니다.사기범들은 자체 제작한 가짜 언론 보도 찌라시나 합성 이미지 혹은 '비밀', '상장 확정' 같은 자극적인 가짜 기업 설명서(IR) 자료를 입수했다며 투자자에게 건넵니다. "대기업과 합병 확정", "국내 대형 증권사와 상장 주관사 계약 체결 완료" 같은 문구로 현혹합니다.
하지만 이는 동네 문방구에서 만든 가짜 상품권에 빨간 도장을 찍어 '100만원짜리 명품 교환권'이라고 속여 파는 격입니다. 실상은 장외 시장에서 주당 몇백원에 불과하거나 거래조차 되지 않는 유령 회사의 주식을 10배, 20배 부풀려 넘기는 것입니다. 상장만 되면 1000% 수익이 난다는 말에 속아 산 주식은 나중에 되팔 수도 없는 휴지 조각이 돼 계좌에 갇히게 됩니다.
겉보기 가격표 vs 가짜 영수증…MTS 화면의 기이한 눈속임
세 번째는 투자자들이 가장 감쪽같이 속아 넘어가는 '가짜 HTS·MTS 앱' 설치 수법입니다.사기범들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가 아닌 문자 메시지나 텔레그램 링크(APK 파일)를 통해 자신들이 만든 가짜 증권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합니다. 정식 증권사의 로고와 호가창, 잔고 화면이 똑같이 구현돼 있어 투자자들은 눈으로 보고도 사기임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최근 금감원 조사 결과에서도 앱 화면상에 실제 계약 내용이나 거래 내역이 조회되지 않고 회사가 임의로 만든 가짜 투자 현황이나 로고 이미지를 보여주는 기만 행위가 다수 적발됐습니다.
투자자가 돈을 입금하면 가짜 앱 화면상에는 실제로 공모주 100주가 들어오고 상장 당일 평가금액이 몇 배로 뛴 것처럼 '빨간 불' 숫자를 조작해 보여줍니다. 상점 진열대의 단순 가격표가 아니라 실제 거래가 일어난 것처럼 꾸민 가짜 영수증을 보여주며 안심시키는 메커니즘입니다.
환희에 찬 투자자가 수익금을 출금하려 하면 "보증금이나 세금을 먼저 추가 입금해야 환급된다"며 마지막까지 돈을 갈취한 뒤 앱을 닫고 자취를 감춰버립니다.
자극적인 단어 뒤에 숨은 불법 신호…스마트한 개미의 판독법
이 외에도 공모주 사기는 날마다 변종 수법을 낳으며 개인 투자자의 불안 심리와 탐욕을 교묘하게 흔들고 있습니다. 한 번 당하고 난 뒤에는 손실을 복구하기가 극도로 어렵기 때문에 일상 속 거래 과정에서 몇 가지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우선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전달되는 앱 설치 링크(URL)는 예외 없이 100% 사기라고 판단해야 합니다. 정식 증권사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은 오직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같은 공식 앱 마켓에서 직접 검색해 설치해야만 안전합니다.
그 어떤 경우에도 공모주 청약금을 개인이나 타 법인 명의 계좌로 입금해서는 안 됩니다. "상장 확정", "원금 보장", "기관 물량 우선 배정"처럼 자극적인 단어들은 자본시장법상 엄격히 금지된 표현이자 명확한 불법 사기 신호임을 유념해야 합니다.
만약 접근해 오는 업체가 정식 제도권 금융사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 접속해 등록 여부를 즉시 조회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스마트한 개미 투자자는 자극적인 대박 수익률 숫자에 혹하지 않는 예리한 눈을 가져야 합니다. 남들이 말하는 비공식 우회로 대신 정식 인가된 정문으로 들어가는 정석 투자야말로 내 피 같은 자산을 지켜낼 진짜 지혜가 될 것입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