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 굴리며 연금은 20년째 '모르쇠'…'고액·장기 체납자' 4만 6000명 폭증

  • 건보공단, '고액장기' 특별관리 신설 2년 만에 체납자 65% 증가…미납액 2048억 원

  • 20년(240개월) 버티고 5000만 원 고의로 떼먹어도…올해 징수율은 10.6% 불과

  • 전체 특별관리대상 체납 규모 1조 원 육박…"성실 납부자 기만, 징수 수단 강화해야"

하유정 관세청 심사국장이 지난 7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체납자 은닉 재산에 대한 국세청과 관세청의 합동 수색 성과에 대해 브리핑하며 수색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유정 관세청 심사국장이 지난 7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체납자 은닉 재산에 대한 국세청과 관세청의 합동 수색 성과에 대해 브리핑하며 수색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합소득세 500만 원 이상을 낼 만큼 납부 능력이 충분함에도 국민연금 보험료를 1년 이상, 200만 원 넘게 내지 않는 '고액장기' 체납자가 2년 새 65% 폭증하며 4만 6000명을 넘어섰다. 20년 가까이 납부를 회피하거나 50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고의로 떼먹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지만, 이들에 대한 징수율은 10%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성실 납부자들의 박탈감을 키우고 기금의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서구갑)이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고액장기' 유형으로 분류된 국민연금 체납자는 총 4만 5985명이며 이들의 체납액은 204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단은 지난 2024년 고소득 체납자를 특별관리하기 위해 '체납 12개월 이상 또는 체납액 200만 원 이상이면서 종합소득세 500만 원 이상'인 자를 묶어 고액장기 체납 유형을 신설한 바 있다.
 
2년 새 65% 폭증한 '고액장기' 체납자…징수율은 10.6% '바닥’
고의적 체납을 막기 위해 2024년 고액장기 특별관리 유형이 신설됐지만, 체납 인원과 체납 규모는 오히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24년 2만 7923명이던 고액장기 체납자는 2025년 4만 4216명, 올해 7월 4만 5985명으로 2년여 만에 65%가량 폭증했다.
 
반면 징수 실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올해 7월 기준 이들에게서 거둬들인 징수액은 218억 원으로, 전체 체납액(2048억 원) 대비 징수율이 10.66%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특별관리대상 평균 징수율(19.18%)의 절반 수준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관리대상자 유형 및 체납액 징수액 자료김교흥 의원실
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관리대상자 유형 및 체납액, 징수액. [자료=김교흥 의원실]
 
20년 뭉개고 5000만 원 버티기…뚜렷한 도덕적 해이
​​​​​​​고액장기 체납자들의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이들의 고의적인 납부 회피 행태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해당 유형에서 체납 기간이 가장 긴 한 세대는 무려 20년(240개월) 동안 연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채 3635만 1180원을 체납하고 있다.
 
또한 같은 고액장기 유형 내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미납한 체납자는 155개월간 납부를 거부하며 총 5031만 9720원을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득세 500만 원 이상을 납부할 만큼 재정적 여유를 갖추고도 장기간 악의적으로 납부를 뭉개는 '얌체 체납'이 만연해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 특별관리 유형별 최고 체납 금액 및 기간 자료김교흥 의원실
국민연금 특별관리 유형별 최고 체납 금액 및 기간. [자료=김교흥 의원실]
 
전체 특별관리대상 1조 원 누수…"강력한 징수 수단 시급“
고액장기 체납자를 포함해 전체 특별관리대상자로 범위를 넓히면 연금 누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7월 기준 체납 기간이 5개월 이상이면서 체납액이 100만 원 이상인 전체 특별관리대상자는 총 26만 2266명이며, 이들의 체납 규모는 1조 61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종합소득금액 1200만 원 이상이면서 체납 중인 '종합소득' 유형의 체납액이 5655억 원으로 가장 컸고, 최근 3년간 6회 이상 입·출국하며 외유를 즐기는 '해외출입국' 유형 체납자도 2022년 대비 3배나 폭증한 3만 9803명(982억 원)에 달하는 등 전방위적인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교흥 의원은 "국민 모두가 나이가 들어서도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노후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며 "성실 납부자를 보호하고 재정 건전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고의 상습 체납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징수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