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시설만 늘려선 안 돼"…공공주택, '보행'부터 바꿔야

  • 김영욱 세종대 교수 "공간구조가 커뮤니티·연대 형성 좌우"…'사전 보행성 검토' 도입 제안

김영욱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는 이날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공간구조분석 기반 도시·주거단지 조성 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사진=이은별 기자]
김영욱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는 이날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공간구조분석 기반 도시·주거단지 조성 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사진=이은별 기자]

공공주택의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설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이 실제로 걷고 머무르며 만날 수 있도록 공간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김영욱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는 18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2026 수도권 공사 연구 협의체 공동 세미나’에서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공간구조분석 기반 도시·주거단지 조성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택지개발 과정에서 반복되는 커뮤니티 활성화 문제의 원인이 개별 시설의 유무나 품질보다 차량 중심 구조와 슈퍼블록 등 잘못된 공간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보행 특성이 중요하다”며 “어디에 많이 머무르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간이 분리돼 있고 차량 중심으로 설계되면 사람의 이동과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실제 보행 흐름을 분석해 블록 규모와 도로 배치, 블록 형태 등을 조정하면 커뮤니티 활성화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간 활성화 정도를 예측하는 지표로는 △통합도(접근성) △선택도(이용빈도) △공간구조명료도(인지가능성)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이를 활용하면 보행 흐름과 시설 접근성, 공간 활성화 정도를 예측하고 여러 설계안의 성능을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남양주 왕숙 신도시와 남양주 진접의 공간구조 분석 사례를 소개하며 역을 중심으로 보행 네트워크를 분석하면 사람의 흐름이 집중되는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양5단지 사례에서는 생활동선을 재구성한 결과 커뮤니티 및 외부공간 활성화 지수가 76%에서 86%로 높아지고 평균 보행 활성화가 1.5~2배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보행을 도시계획과 주거단지 설계 단계에서부터 객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보행에 대해선 그동안 관심도 없었고 법제화도 되지 않았다”며 “이제는 지구계획과 설계공모 단계에서 계획안의 보행성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계획안 수립 단계에서 ‘사전 보행성 검토’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개별 사업에서 발생하는 보행량과 보행행태 변화, 안전 영향을 조사·예측하고 문제를 최소화할 개선안을 마련하는 절차다.
 
김영국 SH 도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날 ‘에이징 인 커뮤니티 실현을 위한 공공주택 커뮤니티 서비스 운영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이은별 기자
김영국 SH 도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날 ‘에이징 인 커뮤니티 실현을 위한 공공주택 커뮤니티 서비스 운영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이은별 기자]
이날 세미나에서는 보행 공간뿐 아니라 고령화에 대응한 공공주택의 커뮤니티와 돌봄 기능 확대 방안도 논의됐다.
 
김영국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도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에이징 인 커뮤니티 실현을 위한 공공주택 커뮤니티 서비스 운영 전략’을 통해 공공주택을 고령자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지원하는 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공공주택의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 가족 간 돌봄 약화 등을 고려해 주거보장과 돌봄서비스, 사회참여, 서비스 연계, 지속가능성을 연결하는 커뮤니티케어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공공주택의 고령자 커뮤니티가 경로당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식사 제공이나 체조 등 프로그램이 단순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기존 경로당을 웰에이징센터나 시니어 쉼터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작은도서관과 주민회의실 등을 세대교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어디서 돌볼 것인가가 아니라 고령자들이 익숙한 지역에서 편안하게 오래 머물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석규 인천도시공사(iH) 도시연구팀장은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해 아이를 키우는 세대와 고령 세대가 함께 거주하는 육아·시니어 커뮤니티 친화 주거모델을 소개했다. 생애주기에 따라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순환주거모델, 입학 이후에는 활력주거모델을 적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