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규모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상품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기한이 최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특약매입·위수탁 등의 거래는 판매마감일로부터 40일에서 20일로, 직매입은 상품수령일로부터 60일에서 35일로 단축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1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티몬·위메프 사태와 홈플러스 회생절차 등을 계기로 대규모유통업자의 대금 지급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부터 11개 업태 111개 유통 브랜드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뒤 같은 해 12월 대금 지급기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에 따라 특약매입·위수탁·임대을 거래의 대금 지급기한은 월 판매마감일로부터 40일에서 20일로 절반으로 단축된다. 백화점과 면세점 등에서 주로 활용하는 특약매입은 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반품하는 조건으로 외상 매입한 뒤 판매 수수료를 제외하고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특약매입 등의 실제 대금 지급기간이 평균 20일 안팎인 데다 월 정산에 필요한 실무 기간 등을 고려해 법정 지급기한을 20일로 정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에서 주로 활용하는 직매입 거래의 지급기한도 상품수령일로부터 60일에서 35일로 줄어든다. 직매입은 유통업체가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직접 사들인 뒤 자기 책임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당초 공정위는 직매입 지급기한을 30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실태조사에서 대다수 업체가 30일 안에 대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아직 판매되지 않은 상품에 대해서도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직매입의 특성과 유통업체의 부담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35일로 결정됐다.
월 1회 정산하는 직매입 거래에는 별도의 예외가 적용된다. 월말을 매입마감일로 정해 한 달 동안 매입한 상품을 한꺼번에 정산하는 경우 매입마감일로부터 2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
천재지변이나 납품업체 채권 압류 등 유통업체의 책임이 없는 사유로 대금 지급이 어려운 경우에도 지급기한의 예외가 인정된다. 직매입의 경우 파산이나 회생, 급격한 현금흐름 악화 등 긴급한 경영상 우려가 있고 공정위 승인을 받으면 지급기한 적용에서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한 예외가 남용되지 않도록 납품대금 지급이 어려운 사실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 한해 승인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예외 사유와 절차는 하위 법령을 통해 마련한다.
개정 법률은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공포된 뒤 1년 후 시행된다. 시행 이후 상품을 수령하거나 판매한 거래부터 새로운 지급기한이 적용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1년의 유예기간 동안 유통업계와 납품업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하위 법령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