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농산물의 안전성 논란이 잇따르면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한 배추와 식용색소를 사용한 줄기상추 문제가 불거진 것이 대표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한 결과 포름알데히드 사용 논란이 제기된 중국산 배추가 국내로 수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내에 유통 중인 중국산 배추김치와 배추, 절임배추 82건을 긴급 수거해 검사한 결과에서도 포름알데히드는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중국 현지에서 식용색소를 사용해 문제가 된 줄기상추 역시 국내로 수입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식약처 조사 결과는 다행스럽지만 소비자가 우려하는 것은 문제의 농산물이 원물 상태로 국내에 들어왔느냐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에서 생산된 배추와 채소가 현지 가공업체를 거쳐 김치나 절임식품, 각종 가공식품 형태로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까지 걱정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산 김치는 국민 식생활과 밀접하다. 음식점과 급식업체 등에서 광범위하게 소비되는 만큼 원산지의 생산·가공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식약처가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배추김치를 수출하는 HACCP 인증 제조업체의 원료 구매처까지 조사하고 국내 유통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현재 해외에서 국내로 수입되는 배추김치는 HACCP 인증을 받은 해외 제조업소에서 생산한 제품만 수입할 수 있다.
중국산 농산물의 안전성 문제와 소비자 불안이 대두되면서 일회성 검사가 아닌 상시적인 안전관리 체계 구축 필요성이 높아진다. 중국 현지에서 식품 안전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 지역과 생산업체, 원료 공급망을 즉시 파악하고 국내 수입업체와 연결해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농산물 자체뿐 아니라 그것을 원료로 사용한 김치와 절임식품 등 가공제품까지 검사 범위를 넓히는 것이 당연하다.
통관 단계에서도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국가와 지역, 품목에 대해서는 정밀검사 비율을 높이고 과거 부적합 이력이 있는 해외 제조업체와 수입업체에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국내 유통 단계에서도 무작위 수거 검사를 확대하고 부적합 제품이 발견될 때에는 즉각 판매를 중단하고 회수해야 한다. 실제로 식약처는 최근 잔류농약 기준을 초과한 수입 목이버섯에 대해서도 회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정보 공개도 중요하다. 식품 안전에 대한 불안은 정보가 부족할수록 커진다. 정부는 문제가 된 제품이 국내에 들어왔는지 여부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어떤 지역에서 생산됐는지, 국내에 수입되는 유사 제품은 어떤 검사를 거쳤는지, 검사 결과는 어땠는지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
식품 안전에는 국경이 없다. 글로벌 공급망 시대에는 농산물이 어느 나라에서 생산됐는지만큼 어디에서 가공됐고 어떤 원료를 사용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 값싼 수입 농산물과 가공식품이 늘어날수록 정부의 관리 책임도 그만큼 무거워진다.
이번 중국산 배추와 줄기상추 논란이 실제 국내 피해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안심하고 끝낼 일은 아니다. 먹거리 안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후 해명이 아니라 사전 예방이다. 수입 단계에서 정밀검사를 강화하고 현지 생산·가공 과정부터 국내 유통까지 추적관리 체계를 촘촘히 만들어 부적합 제품이 국민 식탁에 오르는 일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국민이 먹거리만큼은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식품안전 당국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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