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의 AI 개발 속도조절론에 미국 백악관과 중국 정부가 나란히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미국은 "중국에 뒤질 수 없다"며 개발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고, 중국은 관영매체를 동원해 아모데이의 주장을 "적대적이고 근거 없다"고 맞받았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두네그 소재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아이리시오픈 골프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모데이 CEO를 비롯한 AI 업계의 속도조절 경고를 "부정적인 세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라며 "이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AI 경쟁에서 이기는 쪽이 결국 승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장치는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면서도 "이 문제를 굳이 꺼내지 말아야 할 부정적인 세력들이 부추기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중국 역시 거세게 반발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아모데이 CEO가 에세이에서 중국을 12차례 이상 언급하며 대중국 AI 규제 필요성을 주장한 데 대해 "중국의 정당한 AI 발전을 위협으로 묘사하고 미·중 AI 경쟁을 더욱 부추긴다"며 "부적절하고 근거가 없으며 적대적"이라고 비판했다. 샤오첸 칭화대 AI 국제거버넌스연구원 부원장도 앤트로픽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오픈소스 AI 모델과의 경쟁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이날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6'에서 "개발을 계속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AI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회 변화도 급격하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우려가 공존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다만 AI 감속론과 관련해 (빅테크들이) 아직 실제 내부 개발 속도를 줄이고 있다는 증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계산량이나 연구개발 측면에서는 오히려 가속했으면 했지 감속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로이터가 지난 7일 중국군 조달공고·학술논문·특허 등 1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인민해방군 산하 연구기관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군사적 활용 연구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PLA 데일리는 최근 연구자들에게 "연구실 기술을 신속히 군사 훈련장으로 이전해 로봇 '전투원'을 육성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공개된 앤트로픽 위협 인텔리전스 보고서에서도 중국 인민해방군이 클로드를 무기 개발과 감시체계 구축에 활용한 정황이 확인된 바 있다. 미국 역시 앤트로픽의 미토스 모델을 정부 차원에서 통제하면서 무기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은 여전히 미국, 중국 수준의 프런티어 모델 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에 취임한 하정우 부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독파모 팀에서 미국에 근접하는 프런티어급 모델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다음 단계로 대기업 원팀까지 고려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국방 분야 소버린 AI 움직임도 감지된다. 팀네이버는 KAI(한국항공우주산업)와 손잡고 방산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공동 개발에 나섰고, SK텔레콤도 국방부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국방 분야에 활용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반도체 초과세수 5조원을 소버린 AI 개발에 투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이스파이어드 AI연구원 교수는 “아무도 현재와 같은 AI 경쟁의 끝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현상유지가 위험하다는 주장을 피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어떻게든지 AI를 이해하고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는 쪽에 답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쪽에 얼라인먼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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