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안 거치고 하청·근로자에 바로"… 직접지급제, 임금체불 차단 기대

  • 2027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 민간 건설공사 전자대금지급 의무화

  • 다단계 지급 과정서 대금 유용·지연 방지 기대, 모니터링 체계 구축 必

사진은 삼성역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원청을 거치지 않고 건설공사 대금을 전달하는 직접지급제가 내년 초부터 본격 시행된다. 사진은 삼성역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건설공사 대금이 원청을 거치지 않고 하수급인과 건설근로자 등에 직접 전달되는 ‘발주자직접지급제’가 내년부터 민간 건설현장까지 확대된다. 다단계 도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금과 하도급대금 체불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건설현장 대금 지급 방식의 변화가 예상된다.
 
10일 관가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발주자직접지급제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한 가운데 발주자직접지급제 확대가 담긴 개정법은 차질 없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다.
 
발주자직접지급제는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을 이용해 발주자가 수급인이나 하수급인 계좌를 거치지 않고 건설근로자 등에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공사대금엔 하도급대금뿐만 아니라 자재·장비대금과 임금 등이 포함된다. 지급 대상별 대금을 관리하고 중간 사업자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지급 경로를 관리하는 데 방점을 뒀다.
 
기존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발주한 일정 규모 이상 건설공사를 중심으로 전자대금지급시스템 사용 의무가 적용됐지만, 개정법 시행 이후 일정 규모 이상 민간 건설공사까지 대상이 확대된다.
 
민간공사 적용 범위는 공사금액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공공공사가 아닌 건설공사 중 1건의 도급금액이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이면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 구체적인 금액 기준은 향후 하위법령에서 정한다.
 
건설기계 대여대금에 대한 보호도 강화했다. 개정법은 건설기계 대여대금 청구 때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을 이용토록 했다. 지방자치단체는 민간 건설공사가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을 이용하면 조례에 따라 하도급대금이나 건설기계 대여대금 지급보증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건설현장 내 다단계 도급구조에서 발생하는 대금 지급 지연 문제는 이전부터 제기됐다. 건설공사는 통상 발주자와 원도급사, 하수급인 등을 거쳐 근로자나 장비업자에 대금을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 계좌가 압류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최종 지급 대상자가 제때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지난 3월 제도 도입 법안 발의 당시 성명을 발표하며 이러한 문제를 지적했다. 다단계 하도급 과정에서 공사대금이 유용되거나 지급이 지연돼 노동자가 수십일 곳에서 수개월 이상 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는 게 주요 골자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발주자직접지급제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했다. 다만 행사 관련 별도의 정책 보고나 새로운 세부 시행기준은 추가로 발표되지 않았다
 
제도 시행 전 해결할 과제는 남아 있다. 우선 민간 건설공사 중 어느 규모부터 직접지급제를 적용할지 확정되지 않았다.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 체불 예방 대상이 확대되지만, 발주자와 건설업체가 새로운 지급시스템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제도 시행 시점과 위반 시 과태료 부과 시점도 차이가 존재한다. 지난 8일 공포한 개정 건설산업기본법(법률 제21894호)에 따르면 직접지급제 관련 개정 규정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공사대금을 지급한 때 적용되는 과태료 규정은 오는 2028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함영진 우리은행부동산리서치 랩장은 “직접지급제 도입은 하도급 중간 단계 유용이나 원·하청 금융 계좌 압류 시 대금이 묶이는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제도”라며 “임금이나 자재대금 체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선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함 랩장은 “다만 공공과 달리 민간에선 발주자가 대금을 자금 투입 시스템에 제때 넣지 않거나 발주자 자체가 부도·파산하는 ‘근본적 신용 위험’까지는 관련 법제화만으로 완전히 담보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다단계 도급 특성상 공식 계약서에 나타나지 않는 재하도급 등까지 완벽하게 안전성을 담보하지는 못할 수 있다”며 “불법 재하도급에 대한 감지나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