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전기차 배터리에 '두 번째 생애' 선물"…현대차, 사용 후 배터리 ESS 첫 활용

  • E-GMP 기반 사용 후 배터리 국내 첫 실증

현대자동차 첫 번째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 울산공장 생산라인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첫 번째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 울산공장 생산라인.[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이 오래된 전기차 배터리에 '두 번째 생애'를 선물한다. 차량을 구동하기에는 성능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활용 가치가 남은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활용하는 실증 사업에 착수한다. 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이 국내 시장에 나온 지 약 5년만이다.

현대차·기아는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원익피앤이와 함께 10일 경기 화성시 원익피앤이 동탄 사업장에서 'EV 사용 후 배터리 기반 실증 협력' 행사를 열고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차세대 ESS 사업 모델 검증에 착수했다.

사용 후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UBESS·Used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는 전기차에서 사용된 배터리를 폐기하거나 원료로 재활용하기에 앞서 ESS로 다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차량에서 사용을 마쳤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유지하는 배터리를 전력 저장 용도로 재사용해 활용 기간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실증 설비는 총 200kWh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급속충전기와 연계해 전기요금이 낮은 시간대에 전력을 저장하고 요금이 높은 시간대에는 저장된 전력을 활용해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플랫폼E-GMP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플랫폼(E-GMP).[사진=현대차]
이번 실증은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 차량의 사용 후 배터리팩을 활용한 국내 첫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12월 E-GMP를 공개한 뒤 2021년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전용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현대차·기아는 사용 후 배터리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 검증과 사업 모델 개발을 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기아가 제공한 사용 후 배터리팩으로 ESS를 제작하고 배터리 진단·운영 기술을 활용해 시스템 성능과 안전성 검증을 지원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운영 경험을 토대로 실제 사업 환경에서 사업성과 충전 인프라 보급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을 살핀다. 원익피앤이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와 인프라 구축 역량을 활용해 설비 운영과 기술 검증을 맡는다.

국내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일정 기간 사용한 배터리를 다시 활용하는 방안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전기차에서 분리된 배터리 가운데 잔존 성능과 안전성을 확보한 제품을 ESS로 재사용하는 실증이 필요한 이유다. 

앞으로 5개사는 충·방전 제어 알고리즘과 시스템 안전성·신뢰성, 배터리 성능 유지 특성, 충전 서비스 품질과 운영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이를 통해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의 재사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배터리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사업 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를 운행하기에는 성능이 떨어진 사용 후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로 활용해 제2의 수명을 부여하는 시도"라며 "당장 기존 ESS 시장을 대체하기보다는 이번 실증을 통해 사용 후 배터리의 활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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