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작센안할트에서 극우 독일대안당(AfD)이 43.8%를 얻어 압승했다. '나치' 이후 독일에서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집권할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전후 최초로 극우 집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이탈리아의 형제들'이 집권한 이후 전후 최장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프랑스 국민연합의 의석 급증, 오스트리아 자유당의 1당 등극, 영국 개혁당의 약진까지 유럽 전역이 극우로 들끓고 있다.
반이민 정서가 심화했기 때문이라지만 다는 아니다. 자유무역 시대가 저물며 나타난 범세계적 현상에 가깝다. 관세와 국경을 앞세워 '내 것부터 챙기자'는 정서가 대륙을 가리지 않고 번지고 있다. '왜 극우인가'를 묻기 전에 이것이 뉴노멀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일자리를 잃은 자리에는 분노가 스며들고, 그 분노는 이민자라는 손쉬운 표적을 찾는다. 독일도 다르지 않다. 옛 동독 가구의 순자산 중간값은 서독 대비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작센안할트의 실업률은 독일 평균을 웃돈다. 정치적 이념 때문이 아니라는 얘기다. 빈부 격차가 급격한 우경화의 새로운 배경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한국도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청년(15~29세) 고용률은 43.8%로 1년 새 2.4%포인트 떨어졌고 청년실업률은 7.2%로 뛰었다. 소상공인 폐업은 연간 100만개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분위 소득 배율은 6.59배로 2020년 이후 가장 높다. 순자산 지니계수는 2017년 0.584에서 2025년 0.625로 악화했다.
순자산·소득이 모두 하위 20%인 20·30대 가구 비중은 5년 새 7.9%에서 15.2%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일자리가 사라졌고 이제는 세대 간 자산 격차가 굳어지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미국, 유럽과는 사정이 다르다. 세계가 관세와 국경으로 문을 닫아도 한국은 같은 길을 갈 수 없다. 무역의존도가 세계 최상위권인 수출 주도 경제에서 보호무역을 선택한다면 자해행위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더 어려운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우경화를 경계해 문호를 닫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방을 유지하되 이익을 넓게 순환시킬 수밖에 없다. 반도체 등 수출 대기업을 통해 벌어들인 초과 세수를 양극화 해소에 적절하게 이용할 필요가 있다.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고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를 좁히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혁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성장의 속도만 좇던 시대는 끝났다. 문을 닫을 수 없는 나라일수록 그 문 안의 이익을 누구와 나눌지를 지금 설계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언젠가 그 분노를 대표하겠다고 나서는 세력이 새로운 형태로 여기서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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