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캐나다 관세' 피해서…삿포로맥주 미국행

  • 美·加 무역전쟁 확전…글로벌기업 북미 생산망 재편 '속도'

  • 캐나다 맞불관세에 美 추가 보복 시사…봄바디어 '정조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를 잇는 고디 하우 국제교량을 트럭이 건너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의 고율 관세에 맞서 8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15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한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를 잇는 고디 하우 국제교량을 트럭이 건너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의 고율 관세에 맞서 8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15~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한다. [사진=AFP연합뉴스]

캐나다가 예고한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에 맞서 8일(현지시간)부터 미국산 제품에 최대 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북미 무역전쟁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관세 충격을 피하기 위해 북미 생산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삿포로맥주가 캐나다산 맥주에 부과된 미국의 50% 관세를 피해 일부 생산 물량을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삿포로맥주는 현재 캐나다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무알코올 맥주 생산을 2027년 상반기까지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서부에서 양조장을 인수하거나 새로 짓는 방안, 다른 업체에 생산을 위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에 대응해 북미 사업을 재정비하고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삿포로맥주는 미국에서 아시아 맥주 판매 1위 브랜드인 ‘삿포로 프리미엄’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해왔다. 

쇼후 리에코 삿포로 맥주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블룸버그를 통해 “관세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현지 생산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이 관세 충격을 직접 받는 가운데,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에 걸쳐 공급망을 구축해온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생산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그간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는 사실상 대부분 관세를 면제했으나, 미국이 USMCA 협정 재검토에 나선 데다가,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부터 캐나다산 자동차·부품에 50%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일본계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의 고율 관세가 일시적인 조치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현지 생산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실제 혼다는 지난해 캐나다에서 생산하던 미국 수출용 CR-V 일부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올해 7월에는 북미에 새로운 조립공장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요타 역시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생산 이전 움직임은 캐나다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KPMG가 지난 7월 캐나다 제조업체 27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0곳 중 4곳이 무역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미 미국으로 생산 일부 또는 전부를 옮겼거나,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 조치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캐나다가 미국의 고율 관세에 맞서 이날 0시(현지시각)부터 철강,오토바이, 화장품, 치즈 등 미국산 제품 700여종에 15~50%의 보복 관세를 물리면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추가 관세 부과 또는 일부 캐나다산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양국 간 무역 갈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디어를 직접 겨냥해 미국 판매를 금지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제 미국에서 봄바디어를 더 이상 팔지 말라. 그들의 제품은 좋지 않다”고 밝혔다. 

봄바디어 항공기 약 5100대가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이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미국에서 운항하고 있어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미국에서 판매가 막히면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다만 봄바디어에 대한 압박은 미국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봄바디어는 미국내 협력업체가 2800개 이상, 미국인 3500명을 고용하고 있고 부품 상당수가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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