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력발전 강국 꿈꾸는 네팔…대홍수가 드러낸 '히말라야 지정학'

  • 수력 잠재력 8만3000MW…전력수출국 도약

  • 발전설비 10% 피해…우기에도 인도 전력 수입

  • 방글라데시 수출도 인도가 관문…커지는 의존도

  • 수문 등 데이터도 中에 의존…재난대응 과제

네팔 라수와 지역 트리슐리3A 수력발전 프로젝트 터널 인근에서 구조대원들이 대규모 돌발홍수와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네팔 라수와 지역 트리슐리3A 수력발전 프로젝트 터널 인근에서 구조대원들이 대규모 돌발홍수와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히말라야의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해 수력발전 수출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네팔의 성장 전략이 이번 대홍수로 시험대에 올랐다. 인도와 중국 등 주변국과 얽힌 에너지·재난 대응 구조가 자연재해 앞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팔은 히말라야의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해 수력발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네팔의 기술적 수력발전 잠재력은 약 8만3000메가와트(MW)이며, 이 중 4만MW 이상이 상업적으로 개발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네팔은 우기에는 수력발전량이 늘어나는 특성을 활용해 남는 전력을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에 수출하는 '전력 수출국'으로의 도약을 모색해왔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네팔은 우기인 6~9월 인도에 최대 1000MW를 수출할 수 있지만, 건기(10~5월)에는 인도로부터 전력을 수입한다.

하지만 네팔의 전력 수출 확대는 인도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네팔의 대(對)방글라데시 전력 수출이 인도라는 '관문'을 거쳐야만 하기 때문이다.

환경 전문 매체 다이얼로그 어스는 네팔과 방글라데시가 직접 국경을 맞닿고 있지 않아서 네팔의 전력이 인도 송전망을 거쳐야 하고, 수출 물량 확대에도 인도의 승인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6월 네팔은 방글라데시에 대한 전력 수출량을 60MW로 늘리려 했지만, 인도가 송전망 용량을 이유로 추가 20MW 수출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40MW만 수출했다.

게다가 이번 대홍수로 발전 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네팔은 우기에도 전력 부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네팔 전력청에 따르면 이번 참사로 수력 발전소가 피해를 입으면서 네팔 전체 발전 설비의 약 10%가 영향을 받았다. 네팔은 이에 따라 통상적인 전력 수입 시기보다 앞서 인도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사전 승인을 요청했다.

이번 대홍수는 네팔의 에너지 안보뿐 아니라 재난 대응 체계가 주변국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도 보여줬다. 특히 홍수 발원지와 가까운 중국 티베트 지역의 빙하와 수계에 관한 정보 공유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양국은 지난 5월 말 홍수·빙하 재난 대응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지만, 네팔 측은 이후 중국으로부터 정보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히말라야의 강과 빙하, 기후 위험이 국경을 넘어 연결돼 있는 만큼 주변국 간 수문·기상·빙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국경을 넘는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맷은 1일 논평에서 이번 홍수로 중국 티베트 지역의 '정보 공백'이 다시 드러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외국 언론과 외교관, 연구기관 등의 티베트 접근을 오랫동안 제한하면서 재난 상황에서도 현지 피해와 주민들의 지원 필요성을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취재와 정보 공개가 이뤄지는 네팔과 대조된다고 더디플로맷은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