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7년도 예산 및 기금 총지출을 올해보다 18.3%(3조9737억원) 늘어난 25조7319억원으로 편성했다고 1일 밝혔다. 기획예산처 소관 미래대응기금 사업을 포함한 역대 최대 규모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출자금 5000억원이 새로 반영됐다. 한전 현금 출자는 과거 일부 출자 사례가 있지만 최근에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전은 2021년 이후 국제 에너지가격이 급등했지만 전기요금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34조원의 누적 적자를 떠안았다. 이에 따른 연간 이자 비용은 약 1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연간 이자 비용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를 출자해 한전의 재무 부담을 낮출 방침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한전 출자금과 전기요금 할인 지원을 합쳐 총 8500억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봐도 된다"며 "이와 별도로 송전망 관련 사업 등에 필요한 비용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예산은 올해 6480억원에서 내년 1조5108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난다. 공장 지붕 태양광 융자 예산을 1229억원에서 5440억원으로 4.4배 확대하고 가정형 태양광 지원 대상도 10만 가구에서 20만 가구로 늘린다.
이와 함께 국민 생활과 경제 전반의 녹색 전환에도 투자를 강화한다. 전기차 보급 예산은 1조6114억원에서 역대 최대인 2조1403억원으로 32.8% 증액한다. 보조금 지원 물량은 올해 30만대에서 내년 43만대로 확대한다. 전기화물차는 3만5000대에서 6만1000대, 전기승합차는 3800대에서 4700대로 늘어난다.
반면 충전 인프라 예산은 일부 감액한다. 국내 충전기 1대당 전기차가 약 2대로 충전시설이 이미 상당 부분 구축됐고 지난해 관련 예산 집행률도 약 60%에 그쳤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충전기 수를 늘리기보다 급속충전과 V1G·V2G 등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아울러 히트펌프 등 열에너지 전기화 예산은 157억원에서 859억원으로 5.5배 늘어난다. 다만 올해 사업이 지난 8월부터 본격적인 보급 단계에 들어가 아직 정부 차원의 성과 검증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내년 공동주택 실증 대상과 설치 방식도 확정되지 않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민간 건설사 등과 협의하고 있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규 원전 건설이 결정될 가능성에 대비한 별도 예산은 반영하지 않았다. 에너지믹스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제조 관련 예산은 188억원에서 235억원으로 확대했다.
기후부는 햇빛소득마을 지원 방식 전환과 노후 경유차 5등급 지원, 대기배출사업장 사물인터넷 설치 사업 등의 종료·축소를 통해 약 2조7000억원을 지출 구조조정했다.
이번 예산안은 오는 2일 국회에 제출되며 국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오는 12월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안세창 기후부 기획조정실장은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용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재생에너지와 전기차·히트펌프 보급 등 녹색전환을 뒷받침하도록 예산안을 편성했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차질 없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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