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국판 스페이스X' 구상 속도…뉴스페이스 시대 주도 기대

  • 공정위,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 취득 승인

The headquarters of Hanwha Group in Seoul Courtesy of Hanwha Group
[사진=한화그룹]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 취득을 승인하면서 육해공 통합 방산 플랫폼을 구축해 '한국판 스페이스X'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으로 이어지는 기존 방산 포트폴리오에서 KAI의 항공기 체계 종합 역량을 더해 글로벌 종합 방산 기업과 경쟁하겠다는 게 한화 측 구상이다.

31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한화와 KAI가 결합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공룡 방산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K239 천무, 항공 엔진 등 지상 방산과 추진 체계를, 한화시스템은 위성, 우주, 레이더, 지휘 통제 시스템 등 첨단 방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KAI의 항공기 체계 종합 역량과 중대형급 위성 기술이 더해지면 항공 엔진, 항공 전자, 무장 체계, 위성·우주까지 모든 무기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우주·항공·방산 시장은 개별 무기 체계 경쟁에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시대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은 50개 넘는 주요 방산업체들이 인수합병을 거쳐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온(RTX), 제너럴 다이내믹스, 노스럽그러먼 등 5개로 재편됐다. 유럽의 에어버스는 미국의 방산·항공 패권에 대항하기 위해 프랑스 아에로스파시알, 독일 DASA, 스페인 CASA가 뭉쳐 탄생했다.

이런 규모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 체급을 키워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 한화가 KAI 지분율을 합산 15.89%까지 높인 이유는 단기 협력을 넘어 더 큰 틀의 결속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다. 한화는 국내 최대 방산기업으로 불리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글로벌 20위권이고, KAI는 70위권 정도다.

특히 글로벌 우주시장 규모는 3000억 달러(약 440조원)인데 반해 한국 기업들의 매출 비중은 3조5000억원으로 전체 중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의 우주 예산(1조원) 역시 미국(115조원) 대비 1%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 체급을 높여 글로벌 기업과 격차를 줄여야 국내 방산·우주 생태계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KAI의 결속으로 독과점 기업이 탄생한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한화의 발사체 기술과 KAI의 위성 개발 및 데이터 분석 역량이 더해지면 '발사-위성-데이터-서비스'로 이어지는 우주 밸류체인을 국내 민간기업이 처음으로 구축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주산업의 성패를 가를 반복 발사 경험 인프라가 완성돼야 진정한 의미의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완벽한 통합은 속단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공정위는 한화 측이 KAI 지분을 추가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되거나 임원 겸임 등을 통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면 새로운 기업결합 신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이렇게 되면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정부의 KAI 민영화 의지도 변수다. 현재 KAI의 주요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한국수출입은행 26.41%, 국민연금공단 8.20%로 정부 지분이 사실상 30%를 넘는 구조다. 한화는 향후 정부가 수출입은행 보유 지분 매각을 결정하면 인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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