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개설을 목표로 추진돼 온 한국거래소 신종증권시장의 개설 시점이 미뤄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비금전신탁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 본인가를 준비 중인 컨소시엄과 거래소 신종증권시장이 사실상 유사한 상품을 두고 경쟁하는 구조인 데다, 아직 시장에 공급될 상품이 많지 않아 장내시장이 먼저 열릴 경우 초기 유동성이 한쪽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오는 11월 16일 신종증권시장 개설을 목표로 관련 시스템 개발 등 막바지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0월 6일부터 11월 13일까지는 모의시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문제는 KDX컨소시엄과 NXT컨소시엄(넥스체인지)도 비금전신탁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 본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이다. 장외 유통플랫폼 인가가 이르면 연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종증권시장이 한 발 앞선 11월에 개설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현재 조각투자 시장은 제도화가 지연되면서 상품 공급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에 발행 서비스를 제공하던 일부 초기 사업자들이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시장에 새롭게 공급될 상품도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소 장내시장이 먼저 문을 열면 소수의 상품에 투자자와 거래대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장외 유통 플랫폼을 준비하는 컨소시엄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장외 플랫폼이 본인가를 받고 출범하더라도 초기 상품이 겹치는 상황에서 거래소 장내시장이 먼저 투자자를 확보할 경우 장외 플랫폼의 시장 안착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장내시장의 첫 상장 상품으로 거론되는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선박 조각투자 상품 역시 장내시장의 취지를 고려할 때 규모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해당 상품 규모가 약 4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내시장의 당초 취지는 대규모 유동성과 엄격한 요건을 갖춘 상품은 장내에서 집중 거래하되, 개별성과 다양성이 높은 조각투자 상품은 장외시장(다양한 장외거래중개업자)과 상호 보완적으로 유통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에 맞춰 상장 요건 역시 발행인이 자기자본 20억원 이상을 갖춰야 하고 만기까지 10억원 또는 발행물량의 5% 이상을 의무 보유해야 하는 등 까다롭게 설정한 바 있다.
거래소 입장에서도 시장 개설 시점을 두고 셈법이 복잡하다. 거래소는 2023년 12월 13일 신종증권시장 관련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지정받고 장내시장 개설을 준비해왔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기본 지정 기간은 2년이며 한 차례에 한해 최대 2년 연장이 가능하다. 이미 지정 후 3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만큼 거래소로서도 시장 개설을 계속 늦추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장외 유통 플랫폼의 본인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각투자 시장이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을 인지하고 있고 업계에서 고민이 많은 것도 안다"며 "가능한 한 유통 플랫폼이 빨리 출범돼 시장 활성화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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