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대폭 끌어올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강한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성장치가 당초 전망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근원물가 압력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에서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7일 한은이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3.3%로 지난 5월 전망치(2.6%)보다 0.7%포인트 상향됐다. 전망치 기준으로는 2021년 5월(4.7%)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정부 전망치(3.0%)는 물론 한국개발연구원(KDI·3.2%)과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지난달 말 평균 전망치(3.2%)도 웃도는 수준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면서 수출과 성장세를 동시에 끌어올린 영향이다. 한은은 올해 3분기와 4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각각 0.3%, 0.5% 성장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이동렬 한은 조사국장은 "IT 부문 비중이 크게 확대되는 방향으로 우리 산업구조가 재편되면서 내년에도 IT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경기에 따라 성장률이 추가로 높아질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은은 반도체 수요가 더욱 강해지고 국내 업체의 생산능력도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면 성장률이 기본 전망보다 올해 0.2%포인트, 내년 0.6%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 역시 지난 5월 전망치인 2500억 달러에서 4500억 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물가에서는 기조적인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5월 전망치를 유지했지만 근원물가 전망치는 올해 2.5%, 내년 2.5%로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높였다.
이 국장은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는 그간 누적된 비용 충격의 전가가 이어지고 수요 압력도 확대됨에 따라 지난 전망보다 상향 조정했다"며 "향후 물가 경로는 중동 상황 전개와 이에 따른 국제 유가 움직임에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장률 전망이 크게 높아지고 근원물가 압력까지 확인되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의 긴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르면 올해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 중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날 공개된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에서도 전체 21개 점 가운데 3.25%에 10개, 3.50%에 6개가 찍혔다.
다만 3%대 성장 자체가 곧바로 가파른 추가 인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성장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 등 IT 부문에 집중돼 있어 내수 전반에 수요 압력으로 확산되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강한 성장이 반도체 등 IT 업종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점도표가 완화적으로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며 "비IT 부문의 소득 개선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누적되면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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