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녹아내리는 히말라야…'빙하 붕괴'에 네팔·티베트 사망·실종 1500명 넘어

  • 네팔·티베트 사망 168명·실종 1384명

  • 네팔 내 교량 19곳·도로 40㎞도 유실

  • 히말라야 빙하 녹는 속도 2000년 이후 2배…전문가 "유사 재해 증가"

27일현지시간 홍수가 지나간 후 진흙에 뒤덮인 네팔 누와코트 지역의 주택사진AF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홍수가 지나간 후 진흙에 뒤덮인 네팔 누와코트 지역의 주택. [사진=AFP연합뉴스]


26일 오전(현지시간) 네팔과 중국 티벳 국경에서 발생한 대형 산사태와 홍수에 따른 인명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재해의 배경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 붕괴'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이와 유사한 재해가 잇따라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로이터통신, BBC 등이 네팔 내무부 산하 국가비상작전센터 발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이날 기준 시신 165구를 수습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실종자는 826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에는 관광객 579명(외국인 466명, 네팔인 113명)과 보안 인력(네팔 육군 44명, 네팔 경찰 28명, 무장경찰 13명), 현지 주민 162명이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홍수로 네팔 내 교량 19곳이 무너지고 도로 40㎞가 유실되는 등 주요 인프라 피해도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네팔과 티벳 간 주요 교역로인 '우정의 다리'가 파괴돼 네팔-중국 교류도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를 입은 관광객들 중 상당수는 네팔과 티벳 국경 사이에 있는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와 티벳 불교 성지인 카일라스산 순례 혹은 히말라야 등산을 위해 이곳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번 산사태로 인해 중국 티벳 지역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날 오전 기준 3명이 사망하고 558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중국 관영 중앙TV(CCTV)가 보도했다. 중국에서도 실종자 중 해외 관광객이 260명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번 재해로 네팔과 중국에서 사망자는 총 168명, 실종자는 1384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참사에 국제사회도 애도를 표하며 지원에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네팔 정부의 구조 작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네팔에 응급 의료 물품을 지원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자국민 300명 이상이 실종된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약속했고, 티벳 지역 피해가 컸던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역시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빙하 붕괴'

한편 이번 산사태와 홍수의 원인으로는 당초 지진이 지목됐으나 추가 분석 결과 온난화에 따른 '빙하 붕괴' 가능성이 높아진 모습이다. 앞서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재해를 규모 4.4의 지진으로 판단했지만 이후 추가 분석 결과 “빙하 붕괴와 토석류”로 인해 “하류에서 연쇄적인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네팔 당국 역시 히말라야 산맥에서 거대한 빙하가 붕괴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빙하가 암석과 기타 퇴적물을 함께 끌어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BBC에 전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퇴적물들이 네팔-중국 국경의 렌데콜라강으로 쏟아져 내리며 범람을 초래했고, 그 결과 지류인 보테코시강과 트리슐리강까지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 매체 더힌두는 지난해 7월에도 보테코시강에 비가 오지 않았음에도 갑작스러운 홍수가 발생해 9명이 사망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에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는 이 지역의 산사태로 강에 떠밀려 온 퇴적물들로 인해 2차 홍수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결국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자연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올해 네팔 연구진에 따르면 히말라야 힌두쿠시 지역의 빙하 녹는 속도가 2000년 이후 2배로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컬럼비아대 라몬트-도허티 지구 관측소의 지진학자 고란 엑스트롬 교수는 이번 산사태와 홍수가 "엄청난 지구물리학적 사건"이라며 “일반적으로 이러한 산악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는 빙하가 녹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네팔 매체 라토파티는 "기후변화의 잔인한 현실은 그 책임이 가장 적은 국가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상 기후에 대한 국제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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