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선 양평군수의 담대한 꿈..."팔당의 물길 열어 대한민국 '자연수도 양평' 만들겠다"

  • 팔당 규제 수십 년, 이제 취수체계 자체를 논의 해야...제도 합리화 필요

  • 팔당호·두물머리·세미원 잇는 체류형 관광...환경교육선 내년 운항 목표

  • "민선 8기가 기반 다진 시간이었다면 민선 9기는 성과로 증명할 때"

사진양평군
전진선 양평군수. [사진=양평군]
"제가 꿈꾸는 '매력양평'은 군수 개인의 꿈이 아닙니다. 자연을 지키면서도 발전하고, 군민이 더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양평군민 모두의 꿈입니다."

전진선 양평군수가 민선 9기 양평의 방향을 한마디로 압축했다. 핵심은 '자연과 성장의 공존'이다. 수도권정비계획과 상수원 관련 규제 등 각종 제약 속에서 다른 도시의 성장방식을 좇기보다 양평이 가진 강과 산, 숲을 관광과 문화·교육·치유산업으로 연결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양평군의 공식 민선 9기 군정 방향에도 '활기찬 일자리와 관광', '균형과 채움의 지역균형발전' 등이 주요 축으로 제시돼 있다. 전 군수는 민선 9기 출범 당시에도 형식적인 취임행사 대신 정책보고회를 택하고 관련 예산을 청년창업 지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 군수는 20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8기가 양평의 새로운 발전을 준비하고 기반을 다진 시간이었다면 민선 9기는 준비한 사업을 군민이 체감하는 결과로 만들어야 하는 시간"이라며 "말보다 실천으로, 계획보다 성과로 평가받겠다"고 강조했다.

◆ 양평은 반도체 도시 될 수 없어...우리에겐 자연이 있다

전 군수가 양평의 미래 경쟁력으로 가장 먼저 꼽은 것은 '자연'이다. 용인 등 경기 남부 도시가 반도체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다면 양평은 양평만의 길을 가야 한다는 판단이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산과 강, 숲이 살아 있다는 점을 관광산업과 지역경제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전 군수는 "자연을 지킨다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관광과 문화, 교육, 치유산업으로 연결하고 그것이 군민의 소득과 일자리로 이어져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 군수는 그동안 상수원 규제로 바라보기만 했던 강을 환경교육과 관광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특히 환경교육선을 띄워 양평의 물과 생태를 직접 경험하는 새로운 관광·교육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구상은 이미 구체화 단계에 들어갔다.

양평군은 지난 24일 공식 자료를 통해 2027년 10월 남한강에서 환경교육선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은 환경교육선을 새로운 환경교육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전 군수는 "초기에는 양평 시내 선착장에서 대하섬을 돌아오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여건이 갖춰지면 활용 범위를 넓혀갈 수 있다"며 "두물머리와 세미원, 양평읍 수변공간을 연결하고 장기적으로 인접 자치단체와 협력해 팔당호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연관광 자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두물머리 명성에 걸맞은 기반시설..."환경 보전과 관광 기반 조성"

전 군수의 또 다른 승부처는 두물머리와 세미원이다.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됐지만 중첩된 규제로 주차장과 편의시설, 교통·보행환경 등을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전 군수는 두물머리와 세미원 일대를 특구 또는 국가 차원의 특별관리구역으로 묶어 환경 보전과 관광 기반 조성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분별하게 개발하자는 것이 아니다. 자연경관은 철저하게 지키되 주차와 교통, 보행 동선, 관광객 편의시설 정도는 명성에 맞게 정비할 수 있도록 제도를 합리화하자는 것. 팔당 규제 수십 년, 이제 취수체계 자체를 논의할 때"

두물머리 일대에 대한 환경·도시계획 관련 행정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양평군은 올해 '두물머리 취락'과 관련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공개한 바 있다. 전 군수는 세미원의 국가정원 도전과 두물머리 관광기반 확충, 팔당호 관광자원화가 하나의 축으로 연결된다면 양평의 관광산업이 '당일 방문형'에서 '체류형'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 군수는 보다 파격적인 화두도 던졌다. 수도권 취수체계 개편이다. 전 군수는 팔당 상수원 보호를 위해 양평을 비롯한 한강 수계 주민들이 오랜 기간 각종 규제를 감내해온 만큼 이제는 현행 취수체계가 최선인지 국가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등 수도권 취수원을 소양강댐으로 이전하는 방안뿐 아니라 팔당호와 소양강댐·충주댐 등을 연계해 취수원을 다변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 군수 역시 이를 곧바로 시행할 수 있는 사업으로 단정하지는 않았다. 수량과 관로 건설, 막대한 사업비, 환경영향, 해당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간 이해관계 등 넘어야 할 문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 군수는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옮기자는 것이 아니라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이라며 "현행 취수체계가 최선인지 과학적·경제적으로 검증하고 새로운 대안이 가능한지 국가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구상은 현재 확정된 정부 사업이라기보다 전 군수가 국가적 공론화를 요구하는 정책 제안 단계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 "규제 없애자는 것 아냐...시대에 맞게 고치자는 것"

전 군수는 민선 9기 자신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로 '규제개혁'을 꼽았다. 양평은 수도권정비계획을 비롯해 상수원과 환경 관련 규제가 중첩돼 있다. 전 군수는 환경보전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제도가 기술과 생활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 군수는 "규제를 모두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며 "환경을 지켜야 할 곳은 더 과학적으로 지키고, 친환경 기술을 적용할 수 있거나 주민 생활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조정할 수 있는 규제는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양평만의 문제로 접근해서도 어렵다고 봤다. 광주·남양주·가평·여주·이천 등 한강 수계 자치단체들과 공동의 문제를 발굴하고 중앙정부와 경기도를 설득하는 방식으로 규제개혁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 용문산 사격장 이전·렛츠런파크...동부권 성장판 다시 연다

양평 동부권의 미래를 위해서는 용문산 사격장 문제 해결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전 군수는 장기간 이어진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사격장의 폐쇄 또는 통합·이전 방안을 추진하고,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해당 공간을 새로운 지역 발전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친환경 렛츠런파크 양평' 유치다.

전 군수는 말과 레저·관광·휴양을 결합한 복합공간이 들어설 경우 관광객 유입과 일자리, 지역상권, 세수 확대 등 동부권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 역시 관계기관 협의와 입지·사업성 검토 등이 필요한 추진 구상인 만큼 확정 사업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전 군수는 "렛츠런파크 유치 여부를 떠나 사격장 이전으로 확보되는 공간 자체가 양평의 새로운 발전 자산이 될 수 있다"며 "두물머리와 세미원, 팔당호, 용문산을 연결하면 양평 관광의 동서축을 보다 탄탄하게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 임기 끝날 때 '양평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든 군수'로

전 군수가 그리고 있는 민선 9기 양평은 결국 보존이냐 개발이냐라는 오래된 이분법에서 벗어나 있다. 자연을 보존하면서 그것을 관광·교육·문화와 연결하고, 규제로 인한 희생에는 합당한 대안을 요구하며, 지역이 스스로 먹고살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최근 양평군이 환경교육을 학교 현장까지 확대하고, 2027년 환경교육선 운항을 공식화한 것도 이러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양평군은 지난 7월 양평교육지원청과 환경교육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생태·환경자원을 활용한 체험형 교육 확대에도 나섰다.

전 군수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임기가 어떤 평가를 받기를 원하는지 묻자 '약속과 성과'를 꺼냈다.

"군정의 답은 결국 현장에 있다. 군민이 불편한 곳으로 가고, 양평의 미래가 걸린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 민선 9기가 끝났을 때 '약속을 지킨 군수', 그리고 '양평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든 군수'라는 말을 듣고 싶다. 자연을 지키면서도 잘사는 양평, 사람들이 찾아오고 머물고 싶고 군민은 계속 살고 싶은 '매력양평'을 반드시 만들어가겠다."

전진선 군수가 꺼내든 민선 9기의 승부수는 양평을 오랫동안 묶어온 '자연과 물'을 더 이상 발전의 반대편에 두지 않고, 오히려 양평만이 가질 수 있는 미래 경쟁력으로 바꾸겠다는 것. 이제 관건은 취수체계 개편과 규제개혁처럼 국가적 결단이 필요한 거대한 구상을 얼마나 현실적인 정책과 사업으로 연결해 내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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