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건의 심리렌즈] 김동완은 왜 다시 SNS로 돌아왔을까?

  • 도덕적 정체성과 자기검증 욕구로 읽는 소신 발언의 심리

신화 멤버 겸 배우 김동완 사진연합뉴스
신화 멤버 겸 배우 김동완 [사진=연합뉴스]

신화 멤버 겸 배우 김동완의 소신 발언이 또다시 잡음을 빚었다.

이번에는 유튜버 박위의 KTX 낙상 사고 CCTV 공개 논란이었다. 박위는 자신을 돕던 사회복무요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가 비판을 받았고, 이후 해당 근무자의 입장을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사진박위 유튜브 채널 위라클 영상 캡처
[사진=박위 유튜브 채널 '위라클' 영상 캡처]

이 과정에서 김동완은 "그도 장애가 처음"이라는 글을 올리며 "장애를 가진 사람 입장에서 모든 걸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일의 속사정을 다 알지 못한다"면서도 "일반인 한 사람이 뉴스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 짧아졌다"고 지적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박위와 아무 친분이나 이해관계가 없다"며 "영상 공개 방식은 비판받을 수 있지만, 확인되지 않은 과거까지 끌어와 한 사람을 통째로 매도하는 모습이 우려스러웠다"고 해명했다.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앞서 김동완은 성매매 합법화 필요성을 언급하고, 여성 BJ 폭행 및 음주운전 논란이 있었던 MC 딩동을 응원하는 글을 올리는 등 일부 발언으로 논란에 휘말렸다. 결국 SNS를 소속사 관리로 돌렸다.

당시 김동완은 꽤 구체적인 반성도 했다. 그래서 달라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홀로서기를 선언한 뒤 SNS 활동을 다시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논란이 반복됐다. 왜일까.
 
▲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다"는 항변

SNS 활동이 소속사 관리로 넘어간 시기 김동완은 오래 알고 지낸 친구의 말을 소개했다.

"요즘 왜 그렇게 사람들이 형을 싫어하지? 형 원래 그랬었잖아."

김동완은 여기에 "맞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다"며 "누군가에게는 재미있는 사람이었고 누군가에게는 몹시 피곤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이 말은 김동완의 반복적인 행동을 이해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그의 입장에서 억울할 만한 일이다. 자신은 해오던 대로 했을 뿐인데. 사회적 사안에 관심을 갖고, 이상하다고 느끼는 것을 말하고, 침묵하지 않았다. 한때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솔직하고 용감하다고 했다. 그런데 이젠 "또 소신 발언"이라는 조롱이 나온다.

어제까지 나를 지탱해주던 평가가 오늘 갑자기 회수되는 경험이다. 내가 변한 걸까, 사람들이 변한 걸까. 아니면 사람들이 처음부터 나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 걸까.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다"는 말에는 "나는 그대로인데, 왜 너희가 돌아섰나"라는 심경이 담겼을지 모른다. 자기 일관성을 지키려는 시도이자, 인정이 철회된 사람의 허탈한 항변이다.

다만 이런 허탈감에 오래 머물면 성찰은 늦어진다. 여론은 쉽게 박수치고 쉽게 등을 돌리지만, 내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곧 내가 문제없다는 뜻은 아니다. 사람은 그대로여도, 그 사람의 말이 놓이는 맥락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화 멤버 겸 배우 김동완 사진연합뉴스
신화 멤버 겸 배우 김동완 [사진=연합뉴스]

윌리엄 스완의 자기검증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타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알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일치하는 평가를 받으려는 욕구도 지닌다. 오래 유지해온 자아 개념이 확인될 때 세상이 예측 가능하고 자신이 일관된 사람이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김동완에게도 오랫동안 유지해온 자기상이 있을 수 있다.

다수가 침묵할 때 목소리를 내는 사람, 남들과 달라도 할 말을 하는 사람, 누군가 부당하게 공격받는다고 느끼면 나서는 사람. 김동완의 발언에서 반복되는 건 특정한 정치적 입장이나 특정 인물에 대한 편들기가 아니라, 이 위치다.

이번에도 그는 사회복무요원이 처한 문제보다 먼저 박위가 집단적으로 비난받는 상황에 주목했다. 이후 해명에서 자신이 우려한 건 '한 사람을 통째로 매도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동완이 오래 맡아온 역할을 다시 불러낸 장면이다. 박위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너무 쉽게 판단하고 개인을 벌준다는 생각에 반응했을 수 있다.
 
▲ 정의감이 정체성이 되면

'나는 부당함을 지나치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너무 중요해지면, 말하지 않는 것이 자신답지 않은 행동처럼 느껴질 수 있다.

"남들이 욕하면 너도 가만히 있어."
"이제부터는 눈치를 봐라."
"너의 문제의식은 가치가 없다."

소신 발언을 멈추라는 요구가 정체성을 포기하라는 요구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그래서 행동은 멈춰도 자기상이 그대로라면, 비슷한 상황에서 다시 같은 충동이 나타날 수 있다.

소속사가 김동완의 SNS를 관리하면서 발언은 한동안 멈췄다. 하지만 당시 김동완이 자신을 설명한 문장은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다"였다. 통로는 닫혔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까지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후 홀로서기를 선언하면서 SNS를 다시 직접 운영하게 됐고,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한 사건을 마주하자 다시 글을 썼다.

김동완에게 SNS는 '나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가'를 계속 표현하고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일 가능성이 있다.
 
▲ 김동완이 반복해서 놓치는 것

김동완은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을 몰아세울 때 그 사람에게도 사정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빠르게 발견한다. 그런데 한 사람의 사정을 보려다 다른 사람의 사정을 늦게 발견하는 일이 반복된다.

이번에는 박위의 입장을 헤아렸지만, 논란의 출발점에는 영상에 등장한 사회복무요원의 입장도 있었다. 장애인을 도우려다 곤욕을 치른 사람.

 
사진박위 유튜브 채널 위라클 영상 캡처
[사진=박위 유튜브 채널 '위라클' 영상 캡처]

과거 MC 딩동을 응원했을 때도, 한 인간을 통째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관점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잘못으로 상처받은 이들에게는 그 응원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해야 한다.

김동완은 사람들이 놓친 맥락을 발견하는 데 익숙한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남들이 놓친 것을 잘 보는 것과 자신이 놓친 것을 잘 보는 것은 별개의 능력이다.

오히려 스스로를 '다수가 보지 못한 것을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할수록 자신의 사각지대에는 둔감해질 수 있다.

여기에서 소신과 독선의 경계가 생긴다.
 
▲ 김동완에게도,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

SNS 활동이 소속사 관리로 넘어간 시기 김동완은 "내 실수로 어떤 일이 망가졌을 때 내가 혼나고 욕먹는 걸로 끝나는 일이 아니고 그 일에 매달린 사람들, 그 사람들의 가족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걸 이제야 새삼 깨달았다"며 "나름 책임감 있게 산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참 무책임한 짓도 많이 했구나 싶었다"고 반성했다.

이 말이 중요한 이유는 자신이 믿었던 자기상과 실제 행동의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그동안 김동완에게 중요했던 자기상은 '할 말을 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앞으로 필요한 자기상은 조금 다르다. 말하기 전에 더 알아보는 사람, 자신이 변호하지 못한 당사자를 찾는 사람, 틀렸을 때 구체적으로 고치는 사람, 침묵해도 비겁해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견디는 사람.

반대가 있어도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이 소신일 수 있지만, 새로운 사실이 나타났을 때 생각을 바꾸는 것도 소신이다. 자신이 보호하려던 사람이 실제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 좋은 의도로 시작한 말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됐음을 인정하는 일도 신념을 버리는 행동이 아니다. 자신의 가치에 더 충실해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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