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판결 없이도 범죄수익 끝까지 몰수…'독립몰수제' 국회 본회의 통과

  • 공소제기 어려운 경우에도 檢 청구 가능…불복 절차도 보장

  • 실질적 피해 회복·국제 기준 부합 기대…법무부 "철저 환수"

법무부 사진연합뉴스
법무부 [사진=연합뉴스]

범인이 사망하거나 해외로 도피해 재판에 넘기지 못하더라도 범죄로 얻은 수익을 국가가 몰수·추징할 수 있는 '독립몰수제'가 도입된다.

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해당 제도는 법령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기존엔 현행법상 범인에 대한 기소와 법원의 유죄 판결이 전제돼야 범죄수익의 몰수·추징이 가능했다. 이로 인해 범인이 사망하거나 해외로 도피해 신병 확보가 어려워진 경우 혹은 범인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은닉된 범죄수익이 존재하더라도 이를 환수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법적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소 제기가 어려운 경우에도 검사가 형사 재판과 별도로 법원에 몰수·추징명령을 청구할 수 있도록 독립몰수와 추징이 가능해졌다.

독립몰수·추징의 적용 대상은 민생을 위협하는 주요 범죄와 국가 안위를 흔드는 범죄에 집중된다. 주요 민생 침해 범죄로는 보이스피싱, 인터넷 불법 도박, 마약 범죄,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과 디지털 성범죄가 포함된다.

또한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헌정 질서 파괴 범죄와 이에 기반해 직무상 지위로 저지른 뇌물·횡령·배임 범죄도 대상에 명시됐다. 헌정 질서 파괴 범죄 관련 사안의 경우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도 독립몰수·추징이 가능하다.

개정안에 따라 관련 범죄의 관할 법원이나 몰수 대상 재산이 소재한 곳의 법원 등에서 결정 형식으로 몰수·추징 명령이 내려지며, 당사자는 즉시항고를 통해 불복할 수 있도록 불복 절차도 보장된다.

이번 법 개정으로 범인의 검거 여부와 무관하게 범죄수익 자체를 직접 표적으로 삼아 환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초국가적 범죄에 대한 대응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환수된 재산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피해자 환부'를 통해 민생 범죄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피해 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이번 제도 도입을 통해 미국, 영국, 독일, 스위스 등 주요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국제연합 부패방지협약(UNCAC)과 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권고하는 글로벌 부패 범죄 대응 기준에 부합하는 법제도를 갖추게 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독립몰수제 도입을 통해 은닉된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하고 철저히 환수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범죄수익환수 법제를 지속해서 정비해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피해 회복에 기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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