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상업화 '안전성·경제성·물동량 확보' 과제… 러 제재도 변수

  • 해수부 "안전장비 갖춰"…위기시 구조체계 모호

이수호 해양수산부 북극항로추진본부장이 20일 부산 해수부 청사에서 북극항로 시범운항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수호 해양수산부 북극항로추진본부장이 20일 부산 해수부 청사에서 북극항로 시범운항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해양수산부가 22일 컨테이너선 첫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시작하는 가운데 안전성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등 인근 국가의 제재 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해수부에 따르면 '팬스타 아크로호'는 22일 부산항신항에서 출발해 북극해역을 거쳐 영국, 네덜란드, 폴란드에 차례로 기항할 예정이다. 정부는 시범운항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는 입장이지만 물동량 확보를 비롯해 미국, 러시아 등 인근 국가와의 협의 등이 현안으로 꼽힌다.

먼저 컨테이너선 기준 첫 북극 시범운항인 만큼 안전성 확보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저궤도 위성통신 설비를 탑재하고 극지 항해 경험이 있는 1등 항해사가 승선하는 등 안전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또 백야 기간인 만큼 야간운항 없이 24시간 해가 떠 있는 시간대에 운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구조 체계는 다소 모호하다. 이수호 해수부 북극항로추진본부장은 사고 발생 시 현장 도착시간에 대해 "지점에 따라 담당국이 달라 일률적인 기준을 제시하기 어렵다"며 "그런 일이 생기면 가장 안전하게 대응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경제성은 시범운항을 마친 뒤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북극항로는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기존 항로보다 운항거리를 줄일 수 있지만 쇄빙·내빙 선박 운항과 보험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 본부장은 실제 운항에서 확보한 화물량과 운임 등을 종합해 경제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수에즈 운하 항로와 비교한 구체적인 비용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다"며 이번 운항 결과를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화물 확보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이번 시범운항에 선적되는 화물은 788TEU로 당초 지난 6월 사전 수요조사에서 파악한 1300TEU보다 줄었다. 선박 준비에 시간이 걸린 데다 실제 운항 가능한 기간이 짧았던 영향이라는 게 해수부 측 설명이다.

특히 정기항로로 전환하려면 왕복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해수부는 귀항 때 유럽발 화물 특성상 컨테이너가 약 1300개 채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제재도 변수로 꼽힌다. 북동항로는 러시아 연안을 따라 운항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항행 지원과 관련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앞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국제사회 제재가 강화돼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참여했던 러시아 북극에너지 프로젝트가 대거 취소되거나 중단된 바 있다. 해수부는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는 설명이다.

또 보험·재보험 가입 여부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번 시범운항과 관련된 보험은 국내 보험사가 1차로 인수하고 여러 재보험사가 위험을 나누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 본부장은 "해수부는 이번 운항에 필요한 보험과 재보험 협의를 마쳤다"며 "러시아 쇄빙선 지원 없이 운항할 수 있는 시기에 맞춰 일정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장기적으로는 선박과 전문인력 확보도 필요하다. 국내 선사들이 북극항로에 투입할 수 있는 내빙·쇄빙 컨테이너선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내빙·쇄빙 컨테이너선 건조기술 개발과 함께 국적선사의 선박 확보를 위한 금융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는 러시아를 지나는 북동항로 외에 캐나다와 알래스카 인근을 통과하는 북서항로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북서항로는 항해 난도가 높아 단기간에 시범운항을 추진하기에는 위험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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