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두고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협력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려면 러시아의 허가와 협조가 필요한 만큼 대러시아 제재를 둘러싼 외교적 마찰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한국이 오는 22일 부산에서 북극을 거쳐 유럽으로 컨테이너선 시범 운항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이번 운항은 해빙으로 항로 이용 가능성이 커진 북극항로의 상업성을 시험하는 동시에 서방 동맹국과의 마찰을 초래할 위험도 안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북극항로를 이용하려면 러시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일부 유럽 외교관들은 한국 정부에 우려를 전달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로이터에 "우리는 러시아를 고립시키기를 원한다"며 한국이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선박이 러시아가 관할하는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항로 안내와 기상정보 등 러시아 측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가 규모는 작더라도 서방의 대러 제재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극항로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로이터는 북극항로가 연중 내내 이용 가능한 항로가 아니라는 점과 선박 운항 조건, 보험료 등의 비용 문제가 상업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북극항로가 부산을 글로벌 물류 허브로 발전시키고 새로운 유럽행 무역로를 확보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부산에서 유럽까지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기존 수에즈 운하 항로보다 운항 거리를 약 3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시범운항에는 팬스타라인닷컴의 2800TEU급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투입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팬스타 아크로호는 부산을 출항해 북극항로를 거쳐 영국 펠릭스토우, 네덜란드 로테르담, 폴란드 그단스크에 기항한 뒤 돌아오는 일정으로, 전체 운항에는 약 40~45일이 걸릴 예정이다.
팬스타 측은 운항이 집중되는 9월께 북극해의 해빙 면적이 연중 가장 작아져 상대적으로 안전한 항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운항이 성공하면 한국 상업 선박이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까지 운항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북극항로를 주요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는 2030년까지 북극항로의 정기적인 상업 운항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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