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타고 날았지만…해외 비중이 가른 라면 3사 상반기 성적표

  • 불닭 앞세운 삼양, 상반기 영업이익 3500억 돌파

  • 농심, 유럽·미주 등 해외 법인 성장에 수익성 개선

  • 오뚜기, 해외 성장에도 낮은 비중 탓 실적 견인 한계

라면

글로벌 K-라면 열풍에 힘입어 국내 라면 3사가 올해 상반기 나란히 외형 성장을 이뤄냈지만 수익성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삼양식품은 '불닭'의 글로벌 성장세를 앞세워 영업이익에서 독주했고, 농심도 해외 사업 호조에 힘입어 이익을 큰 폭으로 늘렸다. 반면 오뚜기는 해외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했음에도 내수 중심의 사업 구조 속에서 영업이익 증가율은 2%에 그쳤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4847억원, 영업이익은 35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2%, 3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3.8%를 기록했다.

농심과 오뚜기는 전체 매출 규모에서 삼양식품을 앞섰으나 수익성에서는 격차를 보였다. 농심은 상반기 매출 1조8901억원, 영업이익 1267억원으로 각각 7.3%, 31.7% 늘었다. 오뚜기는 매출 1조8990억원으로 4.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046억원으로 2%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영업이익률은 농심이 6.7%, 오뚜기가 5.5%로 삼양식품을 밑돌았다. 삼양식품 단 한 곳의 영업이익이 농심과 오뚜기의 영업이익 합산액(2313억원)을 1220억원 앞질렀다.

라면 관련 매출만 두고 보면 농심이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다. 농심의 상반기 라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1조6227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면·스낵 매출은 39.0% 늘어난 1조3449억원, 오뚜기의 면제품류 매출은 4.4% 증가한 5488억원이었다. 농심이 라면 외형 성장을 이끄는 가운데 삼양식품이 가파른 상승세로 턱밑까지 추격하는 양상이다.

삼양식품의 실적을 견인한 핵심 동력은 해외 사업이었다. 상반기 해외 매출은 1조23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4% 뛰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82.9%까지 확대됐다. 국내 매출 역시 2539억원으로 16.5% 늘었으나, 해외 매출의 가파른 성장세가 전체 실적을 주도했다.

불닭 시리즈의 인기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로 확산하는 추세다. 2분기 기준 미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난 2036억원, 중국은 44% 증가한 1810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럽 매출도 806억원으로 61% 급증했다. 2분기 해외 매출은 6458억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으로 6000억원을 돌파했다.
 
일본 도쿄의 한 편의점에 한국 라면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일본 도쿄의 한 편의점에 한국 라면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농심 역시 해외 시장을 발판 삼아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상반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6.8% 증가한 641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내 비중은 33.9%로 삼양식품보다 낮지만,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해외법인의 안정적인 성장과 함께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유럽 시장 공략이 성과를 냈다.

특히 해외 실적 개선은 둔화된 내수 시장의 부진을 완충하는 역할을 했다. 농심의 상반기 국내 매출은 1조24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소비 위축과 시장 경쟁 심화로 국내 판매가 주춤했으나, 해외 매출이 20% 이상 늘어나며 전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오뚜기도 해외 사업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상반기 해외 매출은 22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특히 K-푸드 인기에 힘입어 미국법인 매출이 566억원으로 7.6% 늘었다.

다만 오뚜기는 3사 중 전체 매출 규모가 가장 크지만 즉석밥, 카레, 소스 등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어 있어 라면 의존도가 낮고 내수 비중이 높다.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도 11.6%로 삼양식품(82.9%), 농심(33.9%)에 비해 낮아, 해외 성장이 전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라면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한 만큼, 향후 업체 간 성패는 해외 현지 유통망을 얼마나 빠르게 확장하고 브랜드를 안착시키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해외 사업의 수익성이 각 사의 전체 실적 격차를 벌리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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