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AI 국가대전환=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AI는 전기만 먹지 않는다, 물도 먹는다

  • 데이터센터의 물부터 AI 정수장까지…K-water가 만드는 AI 시대의 물 인프라

AI는 전기만 먹는 산업이 아니다. 물도 먹는다. 수많은 GPU가 돌아가는 데이터센터에는 막대한 전력과 함께 열을 식힐 물이 필요하고, AI 반도체 생산에도 많은 용수가 들어간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여기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AI 산업에 필요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AI로 홍수와 가뭄을 예측하고 정수장과 수도관망을 지능화하는 것이다. ‘AI를 위한 물, 물을 위한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사진한국수자원공사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사진=한국수자원공사]

AI 문명의 또 하나의 생명선, 물


AI 시대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반도체와 전력이다. 고성능 GPU가 대규모로 들어가는 AI 데이터센터에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전력만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성능 반도체가 쉼 없이 연산하면 열이 발생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식히기 위한 냉각시스템이 필요하다. 냉각 방식에 따라 상당한 양의 물이 사용된다.


AI 반도체 생산에서도 물은 중요하다. 반도체 제조공정에는 불순물을 극도로 제거한 초순수가 사용된다. AI 모델을 돌리려면 GPU가 필요하고, GPU를 생산하려면 반도체 공장이 필요하며,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려면 전기와 물이 필요하다. 물 정책이 첨단산업 정책으로 확장되는 지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수자원공사의 역할도 달라진다. 국민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댐과 하천을 관리하는 공기업을 넘어 AI와 반도체 산업을 떠받치는 국가 핵심 인프라 기관이라는 역할이 부각된다.


데이터센터 시대, 물도 산업정책이다


AI 데이터센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입지 조건도 달라진다.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지을 것인지를 결정하려면 전력망과 통신망뿐 아니라 냉각방식과 용수 확보 여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반도체 생산시설 역시 안정적인 산업용수 공급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수자원공사가 AI 시대에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산업용수의 안정적인 확보와 공급은 물론 재이용과 효율화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 이제 물은 생활을 위한 자원을 넘어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전략자원으로 봐야 한다.


AI 산업에 물을 공급하고 AI로 물을 관리한다


더 주목할 부분은 한국수자원공사가 물을 공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물관리 자체를 AI로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대 사장이 추진하는 방향의 중심에는 디지털트윈, AI 정수장, 스마트 관망관리 등 디지털 물관리 기술이 있다. 오랜 기간 축적한 물관리 경험과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예측과 판단 능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AI 정수장은 2024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물 분야 세계 최초로 글로벌 등대로 선정됐고,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에서는 약 9000명이 K-water 부스를 찾아 약 1320억원 규모의 수출·투자 상담이 이뤄졌다. 스마트 관망관리 기술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6의 글로모 어워즈에서도 수상했다.


윤 사장은 “2026년은 AI 퍼스트 전략을 실행 단계로 전환하는 원년”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는 물관리에서 출발해 산업과 경제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한쪽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AI를 이용해 대한민국의 물을 더욱 정교하게 관리한다. AI를 위한 물과 물을 위한 AI가 만나는 것이다.


홍수가 나기 전에 AI가 계산한다


기후위기는 물관리 방식도 바꾸고 있다. 집중호우와 극한가뭄이 반복되면서 과거 경험만으로 댐과 하천을 운영하기 어려워졌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추진하는 디지털트윈 기반 물관리는 실제 댐과 하천을 가상공간에 구현하고 기상·수문 데이터를 결합해 다양한 상황을 미리 시뮬레이션한다.


폭우가 예상될 때 댐의 유입량과 방류량 등 여러 조건을 분석해 운영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AI의 진정한 가치는 재난이 발생한 뒤 빠르게 대응하는 것만이 아니라 위험을 미리 예측해 피해를 줄이는 데 있다.


정수장과 수도관도 지능화한다


AI는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을 만드는 정수장에도 들어가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주요 광역정수장에 자율운영, 에너지관리, 설비 예지보전, 지능형 영상 등 AI 기술을 적용해 왔다. 수질과 유량, 에너지 사용량과 설비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운전 조건을 찾는 지능형 운영체계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수도관도 마찬가지다. 스마트 관망관리는 상수관망의 수압과 유량 등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징후를 찾아낸다. 여기에 AI가 고도화되면 누수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이상 패턴을 미리 발견하는 예방관리로 발전할 수 있다. 댐에서 정수장을 거쳐 수도꼭지까지 물관리 전 과정이 데이터와 AI로 연결되는 것이다.


물 데이터를 국가 AI 자산으로


한국수자원공사가 가진 중요한 자산 가운데 하나는 오랜 기간 축적한 물 데이터다. 강수량과 하천 수위, 댐 유입·방류량, 수질, 정수장 운영, 수도관망 등에서는 방대한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이를 표준화하고 AI 학습에 활용하면 홍수·가뭄 예측, 정수장 최적운영, 누수탐지 등에 특화된 물 전문 AI를 발전시킬 수 있다. 앞으로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기상과 댐, 정수장과 관망 데이터를 각각 분석하고 협업해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에이전틱 AI 물관리로 진화할 가능성도 있다.


기후위기와 AI 산업을 함께 봐야 한다


AI 산업의 성장은 새로운 과제도 던진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의 물 수요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기후변화로 홍수와 가뭄의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첨단산업에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기존 생활·농업용수와의 균형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AI 시대의 물 정책은 단순히 공급량을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재이용수 확대와 물 사용 효율화, 지역별 수자원 여건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역시 전력만 보고 입지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전력망과 용수, 지역 환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


물관리가 대한민국 AI 경쟁력이 된다


AI 국가대전환은 소프트웨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AI를 현실에서 작동시키려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과 물이라는 물리적 인프라가 필요하다.


한국수자원공사의 과제도 두 갈래다. 하나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AI 산업에 필요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한민국의 물을 AI로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디지털트윈과 AI 정수장, 스마트 관망관리는 이 두 번째 과제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산업화 시대에는 도로와 항만, 전력망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했다.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그리고 물이 새로운 국가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AI 문명의 두 생명선은 전기와 물이다.


대한민국이 AI 강국이 되려면 GPU와 데이터센터만 확보해서는 부족하다. 이를 안정적으로 작동시킬 전력과 물까지 준비해야 한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단순한 물관리 공기업을 넘어 대한민국 AI 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 기관으로 다시 주목받는 까닭이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윤석대 사장은 디지털트윈, AI 정수장, 스마트 관망관리 등을 중심으로 K-water의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한 홍수·가뭄 관리와 함께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안정적인 용수 공급에도 힘을 쏟고 있다. AI 산업에 물을 공급하고, 물관리에는 다시 AI를 활용하는 ‘AI 퍼스트’ 물관리 체계 구축을 이끌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