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국가대전환=김병민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 AI가 서울을 하나의 관광 플랫폼으로 연결한다

  • K팝 공연은 광화문·명동으로, 관광객은 골목상권으로

 
서울아레나의 K팝 공연을 광화문과 명동의 전광판 앞에서 함께 즐긴다. 외국인 관광객은 AI 비서 하나에게 맛집과 교통편, 쇼핑 정보를 한꺼번에 묻는다. 이달 서울관광재단 수장에 오른 김병민 대표이사가 그리는 서울 관광의 내일이다.
 
 
그 밑그림을 관통하는 낱말은 '연결'이다. 흩어진 관광자원을 AI와 데이터로 엮어 서울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관광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관광은 연결의 산업이다. 비행기에서 내려 호텔에 짐을 풀고,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공연을 본 뒤 쇼핑을 한다. 교통과 숙박, 음식과 공연, 쇼핑과 안전은 제각각 움직이는 듯 보여도 관광객에게는 한 편의 여행이다. 어느 한 고리만 헐거워도 도시 전체의 인상이 흔들린다.
 
 
김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연결'을 꺼내 든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는 서울시와 자치구, 공연업계와 민간사업자에 흩어진 자원을 잇는 플랫폼으로 재단의 역할을 다시 정의하겠다고 했다. 재단이 모든 사업을 손수 벌이기보다 서울 곳곳의 관광자원을 하나의 경험으로 묶는 연결자가 되겠다는 선언이다.
 
 
그 구상을 상징하는 사업이 '커넥티드 라이브'다. 공연장 안의 무대를 도심 대형 전광판으로 실시간 송출해 거리의 시민과 관광객도 함께 즐기게 하는 사업이다. 김 대표는 내년 서울아레나가 문을 열면 K팝 공연을 광화문과 명동처럼 외국인이 몰리는 거리의 전광판과 잇겠다는 복안이다.
 
 
명동의 롯데 에비뉴엘과 신세계 본점 일대 전광판, 미디어폴까지 묶는다면 공연의 개념 자체가 달라진다. 아레나 객석은 최대 2만8000명에서 멈추지만 도심의 관객은 그 몇 배로 불어날 수 있다. 공연이 건물의 벽을 넘는 순간, 서울이라는 도시 전체가 무대가 된다.
 
 
서울명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사진연합뉴스
서울명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사진=연합뉴스]

여기에 AI가 더해지면 무대는 동선이 된다. 오늘 밤 어떤 공연이 열리는지 알려주고, 공연 전에는 근처 맛집을, 공연 뒤에는 야간 명소를 권한다. 국적과 언어, 나이와 취향에 따라 저마다 다른 동선을 짜주는 일도 어렵지 않다.
 
 
재단이 관광안내센터에 AI를 접목해 교통·음식·쇼핑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하는 컨시어지 기능을 키우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내 창구에서 하나씩 묻던 여행이, 개인의 질문과 처지를 읽어내는 여행비서와 함께하는 여행으로 바뀐다.
 
 
여행은 선택의 연속이다. 어디서 자고, 무엇을 먹고, 어디로 갈지 쉼 없이 정해야 한다. 외국인 앞에는 언어와 결제, 교통이라는 장벽이 하나 더 놓인다. 흩어진 정보를 모아 한 사람에게 꼭 맞는 답으로 바꿔주는 일은 생성형 AI가 가장 잘하는 일이다. 관광은 AI가 사람의 불편을 가장 직접 덜어줄 수 있는 산업 가운데 하나다.
 
 
다만 AI 관광의 성패는 화려한 챗봇에 있지 않다. 무엇을 물어도 정확히 답하려면 관광지와 공연, 음식점과 교통, 쇼핑과 결제에 관한 믿을 만한 데이터가 먼저다. 재단이 운영하는 비짓서울의 관광정보는 소중한 자산이지만, 공공 데이터만으로는 모자란다.
 
 
민간의 실시간 정보와 맞물려야 한다. 공연 시간이 바뀌고 식당이 문을 닫았는데 AI가 지난 정보를 내놓는다면, AI는 친절한 비서가 아니라 길을 잘못 일러주는 안내인이 된다. AI의 경쟁력은 끝내 데이터의 정확성에서 나온다.
 
 
김 대표의 또 다른 과제는 관광의 과실을 서울 곳곳에 나누는 일이다. 외국인의 지갑이 명동의 면세점과 대형 쇼핑몰에서만 열린다면 관광객이 아무리 늘어도 온기는 일부 지역에 머문다. 신당동 신중앙시장과 K미식 상권,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에게까지 발길이 닿아야 서울 전체가 관광의 덕을 본다.
 
 
AI는 여기서도 다리를 놓는다. 명동에서 쇼핑을 마친 관광객에게 취향에 맞는 시장과 식당을 권하고, 가장 편한 이동 경로와 결제수단까지 일러준다. 유명 관광지에 쏠린 발걸음을 골목으로 흩어놓는 순간, AI는 여행 편의 서비스를 넘어 관광 소비를 지역경제로 흘려보내는 물길이 된다.
 
 
그 물길의 마지막 관문이 결제다. 좋은 식당과 시장을 찾아가도 제 나라에서 쓰던 결제수단이 통하지 않으면 발길은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다. 김 대표가 각국 간편결제를 서울에서 손쉽게 쓰도록 글로벌 결제체계를 마련하고 디스커버 서울패스를 고도화하겠다는 것도 그래서다.
 
 
이렇게 보면 '플랫폼으로서의 관광재단'과 AI는 톱니처럼 맞물린다. 재단이 호텔이나 공연장을 직접 운영할 필요도, 모든 서비스를 손수 만들 필요도 없다. 공공은 믿을 수 있는 데이터와 기반을 깔고, 민간은 그 위에 다채로운 서비스와 콘텐츠를 짓는다.
 
관광객은 그 모든 것을 AI를 거쳐 하나의 경험으로 받는다. '관광사업을 하는 기관'에서 '서울의 관광자원을 잇는 플랫폼'으로의 진화, 그것이 AI 시대 관광재단이 걸어야 할 길이다.
 
 
그때 서울 여행의 얼굴도 바뀐다. 모든 관광객에게 똑같은 서울을 보여주던 시대는 저문다. K팝 팬에게는 공연의 도시로, 미식가에게는 골목 맛집의 도시로, 역사 애호가에게는 궁궐과 박물관의 도시로, 쇼핑객에게는 명동과 성수의 도시로 다가선다. AI 시대에는 도시도 개인화된다.
 
 
김 대표는 서울을 찾은 이들이 "아직 다 못 봤다"며 다시 오고 싶어 하는 도시, 나아가 세계인이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 기억되게 하겠다고 했다.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모자란다는 뜻이다. 한 사람이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경험하고, 다시 찾아오게 해야 한다.
 
 
서울에는 이미 세계가 탐내는 콘텐츠가 있다. K팝과 K푸드, 궁궐과 한강, 쇼핑과 미술, 공연과 야간관광이 그것이다. 모자란 것은 콘텐츠가 아니라 그것을 관광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제대로 이어주는 힘이다. 좋은 관광도시는 볼거리가 많은 도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쉽게 찾아낼 수 있는 도시다.
 
 
AI가 세계인 저마다에게 '나만의 서울'을 찾아주는 것. 김병민 대표가 이끄는 서울관광재단의 AI 대전환은 바로 거기서 출발한다.
 
:김병민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
 
김병민 대표이사 사진서울시 제공
김병민 대표이사 [사진=서울시 제공]


경희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와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공학연구원 연수연구원, 경희대 행정학과 겸임·객원교수,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으며, 서울을 글로벌 톱3 도시로 만들기 위한 'G3 서울플랜' 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9월 14일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에 취임해 서울의 관광자원을 잇는 플랫폼형 관광재단과 글로벌 관광도시 서울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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