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지방 이전설에…노조 이어 농업인 단체도 반대 전선 형성

  • 협동조합 특성 고려 관련 사업 축소 우려…국회 대관 등도 약화 가능성

 
농협 노조
전국금융산업노조 NH농협지부 노조원과 농협중앙회 직원 등 4000여명은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정부의 농협중앙회 본부 지방이전 추진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농협 노조]
농협중앙회 본사의 지방 이전 가능성을 두고 노조에 이어 농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농업인 단체까지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구체화하기 전부터 갈등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13일 농업계에 따르면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농업인의 의견을 배제한 농협중앙회 지방 이전 논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가균형발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모든 기관을 획일적인 이전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농협중앙회는 정부가 설립하거나 출자한 일반 공공기관이 아니라 지역 농·축협이 출자해 만든 협동조합의 중앙조직이다. 재정경제부가 올해 지정한 공공기관 342곳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공공기관운영법은 구성원의 상호부조와 복리 증진, 권익 향상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을 공공기관 지정 대상에서 제외한다. 농업계에서는 농협중앙회가 공공기관이 아닌 만큼 본사를 옮기더라도 정부의 재정·행정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해 이전 비용을 자체 부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농협중앙회의 본사 소재지는 농업협동조합법에 명시돼 있다. 현행법은 중앙회의 주된 사무소를 서울특별시에 두도록 규정한다. 본사를 지방으로 옮기려면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는 셈이다.

현재 국회에는 농협중앙회 본사 이전과 관련한 농협법 개정안 5건이 계류돼 있다. 윤준병·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사를 전북특별자치도로 옮기는 법안을 발의했고,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본사 소재지를 정관으로 정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내놨다.

농업인 단체들은 이전에 필요한 조직 재편과 인력 정착 비용이 농업인 지원 사업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대규모 재원이 본사 이전에 투입되면 농산물 판매·유통과 영농 지원 등에 사용할 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가 있는 서울에서 멀어지면 농정 현안에 대한 대응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중앙조직의 특성상 관계부처·국회와의 접근성을 단순한 업무 편의 차원에서만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농협중앙회와 사무공간이나 사업·재정을 공유하는 농업인 단체의 동반 이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새농민중앙회 등 농협중앙회 본사에 입주한 단체뿐 아니라 한국농축산연합회처럼 농협과 사업 연계가 강한 단체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의 구체적인 이전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의 유치 경쟁이 이어지면서 농업계의 대응 수위도 높아질 전망이다.

한종협 관계자는 “이런 중대한 사안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없다”며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 성명서와 기자회견, 집회 등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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