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소 21기의 추가 폐지를 앞둔 충남이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 유치전의 초점을 ‘탄소중립’에 맞췄다.
발전산업 위축에 대응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철강·석유화학 등 지역 주력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할 공공기관 15곳을 집적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충남도는 정부의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에 대비해 기후환경 분야 10곳과 에너지 전환 분야 5곳을 핵심 유치 대상으로 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도가 목표로 세운 유치 대상 50곳의 30%에 해당한다.
대상 기관에는 한국환경공단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석유관리원,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이 포함됐다.
충남은 국내 최대 에너지 생산지역이지만 에너지 전환에 따른 부담도 가장 큰 곳으로 꼽힌다. 석탄화력 폐지와 함께 철강·석유화학 등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기간산업의 경쟁력까지 지켜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어서다.
도의 전략은 기관 수를 늘리는 단순 유치와는 다르다. 기술개발과 평가, 실증, 인증, 보급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을 묶어 연구 성과가 산업 현장에 곧바로 적용되는 지원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연구개발 기획·평가 기능을 도내 발전시설과 수소·태양광 기반에 연결하고, 한국환경공단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을 통해 기업의 탄소배출 관리부터 환경설비 개선, 녹색기술 인증과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구상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은 기관 유치의 시급성을 더하고 있다. 유럽 수출기업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을 산정·검증하고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철강과 석유화학 등 수출 제조업이 밀집한 충남으로서는 탄소 규제가 곧 산업 경쟁력의 문제다. 관련 기관이 지역에 모이면 기업의 규제 대응 비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저탄소 공정과 기술 도입도 앞당길 수 있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지난달 김정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위원장과 이소영 여당 간사,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잇달아 만나 발전공기업 통합본사와 부처 소관 공공기관의 충남혁신도시 이전을 요청했다.
충남은 산업적 당위성과 함께 ‘보상형 이전’도 요구하고 있다. 세종시 건설로 1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서 제외됐고, 2020년 혁신도시로 지정된 이후에도 수도권에서 이전한 공공기관이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충남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세종시 건설로 충남의 인구는 13만7000명, 면적은 437.6㎢ 줄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 동안 발생한 경제적 손실도 25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도 관계자는 “충남은 국가 에너지 공급을 책임져 온 만큼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기후·에너지·환경 기관을 집적해 연구와 정책, 산업 현장을 잇는 국가 탄소중립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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