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명의 숨은 주역들…WYD를 움직이는 봉사자

  • 2027 서울 WYD…D-1년

  • 센터 봉사자 1만·본당 봉사자 2만 명 목표…통역·안전·의료부터 영적 돌봄까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 26_0717_WYD 봉사자 친교의 날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봉사자들이 지난 7월 17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WYD 봉사자 친교의 날' 행사에서 공식 로고와 주제성구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을 펼치며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다짐하고 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세계청년대회에서 순례자가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은 무대 위의 인사가 아니다. 공항과 역에서 길을 안내하고, 등록을 확인하고, 식사 장소를 알려주고, 몸이 아픈 참가자를 의료진에게 연결하는 봉사자다. 조직위원회는 2027년 본대회 기간 3만 명 규모의 봉사자 운영을 목표로 한다. 이들은 대회를 움직이는 인력이면서, 세계 청년들이 처음 마주하는 서울과 한국 교회의 얼굴이다.
 
센터 1만 명·본당 2만 명의 두 축
 
봉사자는 크게 센터 봉사자와 본당 봉사자로 나뉜다. 조직위는 국내외에서 활동할 센터 봉사자 1만 명과 서울대교구 본당을 중심으로 활동할 본당 봉사자 2만 명을 단계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센터 봉사자는 등록과 행사장 운영, 순례자 안내, 통역, 물류, 의료·안전 지원 등에 배치되고, 본당 봉사자는 숙박과 지역 이동, 식사, 생활 안내를 담당하게 된다.
 
2026년 7월 기준 조직위에서 활동하는 봉사자는 378명이다. 국내 봉사자뿐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봉사를 위해 입국한 국제 봉사자도 참여한다. 국내 장기 봉사자는 계속 모집 중이고 국제 장기 봉사자는 각국 주교회의 추천을 통해 선발한다. 국내외 단기 봉사자 모집은 10월 등록시스템 개통과 함께 본격화될 예정이다.
 
친절만으로는 부족한 국제행사
 
봉사의 출발은 환대이지만 현장에서는 전문성과 판단력이 필요하다. 수십만 명이 움직이는 행사에서 작은 안내 오류가 군중의 흐름을 바꾸고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길을 잃은 순례자를 돕는 기본 업무부터 군중 밀집을 발견해 보고하는 일, 분실·범죄 신고를 연결하는 일, 아픈 참가자를 의료진에게 인계하는 일까지 역할이 넓다.
 
조직위는 기초 양성과정과 오리엔테이션, 월례교육, 교리 특강, 온·오프라인 교육과 현장 실습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 배치 전에는 업무별 표준절차와 책임 범위를 익혀야 한다. 봉사자가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과 경찰·소방·의료진에게 즉시 넘겨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 '일단 도와주라'는 지시보다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보고할 지를 훈련하는 것이 안전하다.
 
언어를 넘어 문화까지 통역한다
 
서울 대회의 봉사체계는 그 자체로 국제공동체가 된다. 국제 봉사자와 국내 거주 외국인은 자국 순례자의 언어와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연결자가 될 수 있다. 한국인 봉사자도 외국 청년과 협업하면서 다른 교회의 문화와 신앙 표현을 배운다. 봉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서로 배우는 과정이 된다.
 
그러나 통역도 분야를 나눠야 한다. 일반 일정과 길 안내는 다국어 봉사자가 맡을 수 있지만, 응급의료 문진과 범죄·사고 신고, 법률적 설명에는 전문 통역이 필요하다. 잘못 전달된 한 문장이 치료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참가 언어별 수요를 예측하고, 일반 통역과 전문 통역, 수어통역을 구분해 배치해야 한다. 앱의 자동번역은 보조수단일 뿐 책임 있는 인력의 대체물이 될 수 없다.
 
3만 명을 어떻게 선발하고 배치할 것인가
 
목표 인원 3만 명은 대회의 규모를 보여주지만, 중요한 것은 숫자보다 배치표다. 시간대와 장소별 필요 인원, 언어와 직무 능력, 연령과 건강 상태, 야간근무 가능 여부를 반영해야 한다. 신청자가 몰리는 인기 업무와 부족한 고강도 업무 사이의 불균형도 예상된다. 교육 수료 여부와 실제 역량을 확인하고, 대체인력과 교대조를 확보해야 한다.
 
국내외 봉사자에게 요구하는 비용과 지원도 투명해야 한다. 교통과 식사, 숙박, 유니폼, 보험, 해외 봉사자의 입국과 체류에 드는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미리 알려야 한다. 경제적 여건 때문에 봉사 기회가 제한되지 않도록 지원 기준도 필요하다. 자원봉사라는 이유로 장시간 노동이나 위험 업무를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현장 리더가 흔들리면 전체가 흔들린다
 
수만 명의 봉사자를 직접 지휘하는 것은 중앙 상황실이 아니라 구역과 팀별 현장 리더다. 리더는 출석과 교대만 확인하는 사람이 아니라 위험 신호를 판단하고, 봉사자의 질문을 받아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며, 일정 변경을 전달하는 중간 지휘자다. 일반 봉사자보다 먼저 선발해 의사소통과 갈등 조정, 응급보고, 기록 작성까지 훈련할 필요가 있다.
 
명령이 여러 조직에서 동시에 내려오는 상황도 막아야 한다. 조직위와 본당, 서울시와 경찰·소방 담당자가 서로 다른 지시를 하면 봉사자는 어느 쪽을 따라야 할지 알 수 없다. 현장별 단일 지휘선과 비상시 우선순위, 무전·메신저 사용 규칙을 정하고 반복 훈련으로 익혀야 한다. 행사 당일의 침착함은 개인 성격이 아니라 준비된 체계에서 나온다.
 
봉사자를 돌보는 것도 대회 운영
 
8월의 폭염 속에서 오랫동안 서서 일하고 수많은 문의에 대응하면 신체적·정서적 소진이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 조직위는 봉사자의 영적 돌봄과 소진 예방을 위해 영성·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적정 근무시간과 휴식, 냉방 공간, 식수와 식사, 귀가 교통, 응급진료와 사고 보상체계가 구체화돼야 한다.
 
괴롭힘과 성폭력, 차별을 예방하는 규정도 필요하다. 다양한 국가와 연령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만큼 행동수칙과 신고창구, 피해자 보호절차를 교육해야 한다. 책임자에게 문제를 제기했다가 배치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독립적인 상담·신고 경로를 두는 것도 중요하다.
 
봉사 경험을 대회 뒤에 어떻게 이어갈지도 준비해야 한다. 교육을 이수한 봉사자의 언어·안전·행사운영 역량을 기록하고, 본당과 지역사회 봉사로 연결하면 3만 명의 경험이 일회성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해외 봉사자와 국내 봉사자가 만든 관계를 온라인 교류나 후속 청년행사로 이어가는 방안도 필요하다. 대회 운영을 위해 모인 사람이 대회 이후 한국 교회 청년사목의 기반이 될 수 있다.
 
3만 명의 봉사자가 같은 방식으로 웃는 것이 대회의 목표는 아니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위험할 때 멈추며,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봉사자가 존중받고 보호받을 때 순례자에게 건네는 환대도 오래 지속된다. 세계 청년들이 기억할 서울의 얼굴은 결국 이들의 표정과 목소리로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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