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자위대 부대 운용의 중추인 지휘통제체계에 일본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일본산 AI를 사령탑으로 두고 그 아래 미국산 등 여러 AI를 연결해 정보 수집과 분석을 분담시키되, 중국산 AI 모델은 이 체계에서 배제하는 방식이다. 개발진도 일본 국적자로 제한해 민감한 군사정보와 시스템을 자국이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올해 말 개정하는 국가안보전략 등 안보 관련 3개 문서에 자위대 부대 지휘통제에 AI를 활용한다는 방침을 담을 예정이라고 10일 보도했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자위대 지휘통제체계에 AI가 도입되는 첫 사례가 된다.
지휘통제는 위협 상황을 파악해 부대의 대처계획을 세우고 명령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말한다. 무인기와 위성, 센서 등 첨단기술이 발전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짧은 시간에 처리해 미사일 방어 등에 필요한 판단을 내리는 능력을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자위대의 과제로 지적돼 왔다.
사령탑을 맡을 일본산 AI로는 스타트업 사카나AI가 개발한 ‘사카나 후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사령탑 AI가 여러 AI에 작업을 나눠 맡겨 낮은 비용으로 높은 성능을 내는 ‘오케스트레이션’ 기능이 특징이다. 안전성과 세계적 수준의 성능을 함께 갖출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사카나AI는 지난 3월 방위장비청 방위혁신과학기술연구소와 지휘통제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여러 해에 걸친 위탁연구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다만 사카나 후구 개발 과정에서는 중국산 AI 모델도 활용했는데, 방위 분야에 공급하는 모델에서는 이를 배제하기로 했다. 개발에 참여하는 인력도 일본 국적자로 제한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데이터와 시스템을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이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AI 주권’을 중시하는 정부 방침과도 맞는다”고 말했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 7일 안보 3문서 가운데 국가방위전략 등 2개 문서의 개정 골격을 공개하면서 AI 지원으로 의사결정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명기했다. 자민당도 지난 6월 제언에서 필요한 AI를 자율적으로 선택·운용할 수 있도록 ‘AI 주권’을 확립하라고 요구했다. 일본이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첨단기술이 바꾼 전쟁 양상, 이른바 ‘새로운 싸움 방식’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무기와 장비를 넘어 지휘관의 판단을 돕는 AI까지 자국이 쥐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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