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라 안전?"…해외 부동산펀드 원금 전액 손실 주의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금융독원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할 때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지 금융기관 대출을 활용하는 레버리지 구조 탓에 부동산 가격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원금을 전액 잃을 수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은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관련 주요 분쟁사례를 토대로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7가지 사항을 안내했다. 우선 해외부동산 펀드는 현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매입하는 레버리지 구조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 선순위 대출 만기까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대출기관이 담보권을 행사해 부동산을 강제 매각할 수 있다. 이때 매각대금에서 대출금을 우선 상환하고 남은 금액만 투자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더라도 투자 원금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
 
실제 한 투자자는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투자대상이 부동산이라 원금 손실 걱정 없이 안전하다”는 설명을 듣고 펀드에 가입했지만 원금 전액을 잃었다. 금감원은 당시 투자권유 과정에서 이 같은 단정적인 표현이 통화 녹취를 통해 확인되면서 부당권유 금지 위반에 따른 증권사의 일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배당금 지급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현지 대출약정에 따라 LTV 초과나 공실률 상승 등 특정 조건이 발생하면 임대수익이 투자자에게 배당되지 않고 대주에게 우선 귀속되는 ‘캐시 트랩’이 적용될 수 있다.
 
한 투자자는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매년 6%의 확정 이자가 지급되는 상품”이라는 설명을 듣고 가입했지만 이후 배당금 지급이 중단됐다. 금감원은 “매년 배당금이 안정적으로 지급된다”는 취지의 설명이 녹취를 통해 확인되면서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증권사의 일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중도에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점도 주의해야 한다. 부동산 펀드는 만기 전까지 투자금 회수가 제한되는 환매금지형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상품이 증권시장에 상장되더라도 거래량이 부족하면 실제 매매가 체결되지 않거나 펀드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해야 할 수 있다.
 
펀드 만기가 돌아왔다고 해서 곧바로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부동산 매각과 청산 절차에 따라 회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 만기 연장에 반대한 투자자가 반대수익증권 매수를 청구하더라도 펀드 내 현금성 자산이 부족하면 투자금 지급이 지연될 수 있다.
 
만기 연장이 공실 위험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통상 임차인의 잔여 임차기간 내에 펀드 만기가 도래하도록 설정하지만 시장 상황 등에 따라 만기가 연장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임차인이 퇴거하면 임대수익이 감소하고 부동산 가치까지 떨어져 원금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한 해외부동산 펀드는 만기 연장 이후 핵심 임차인이 퇴거하면서 임대수익과 자산가치가 함께 감소해 투자자 손실이 발생했다. 다만 가입 당시 투자설명서에 만기변동 위험과 공실 위험이 기재돼 있었고, 만기 연장이 배제된다는 취지의 설명이 있었다는 객관적인 자료도 확인되지 않아 판매사의 배상책임은 인정되지 않았다.
 
투자자가 직접 작성한 자필서명이 분쟁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청약신청서에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는 내용을 자필로 기재하면 투자자가 상품의 주요 내용과 위험을 충분히 설명받고 이해한 뒤 투자를 결정했다는 의사표시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판매직원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다면 자필서명을 하기 전에 추가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투자성향과 맞는 상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원금 전액 손실이 가능하고 중도 회수가 제한되는 만큼 원금 보전을 추구하거나 단기 자금을 운용하려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실제 기존에 채권 위주로 투자해 온 안정형 투자자에게 원금 전액 손실이 가능한 초고위험 부동산펀드를 권유한 사례에서는 판매사의 적합성 원칙 위반이 인정돼 일부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펀드는 부동산이라는 투자대상의 특성만 보고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가입 전 LTV 수준과 이자비용 구조, 캐시 트랩 조항, 환매 제한 여부, 임차인의 잔여 임차기간과 만기 연장 가능성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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