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전국을 잇고 일상을 바꾸는 BRT

  • 김용석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

김용석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
김용석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

국민주권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은 지역을 키우는 새로운 성장 전략이다. 지역과 지역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해 어디에 살든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사람들의 생활은 행정구역을 넘어 움직이고 있다. 출퇴근은 물론 학교와 병원, 일자리와 문화시설을 찾아 여러 도시를 오가는 일이 일상이 됐다.

생활권은 달라졌지만 교통은 아직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도시와 도시를 오가는 일은 일상이 됐는데도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행정구역 경계에서 내려야 하는 곳이 적지 않다. 출퇴근 시간이 길어질수록 일자리 선택의 폭은 좁아지고, 병원과 학교를 오가는 길도 멀어진다. 수도권과 지방의 교통 여건 차이는 결국 지역의 기회 차이로 이어진다.

이런 변화에 가장 현실적인 해답이 간선급행버스체계(BRT)다. 전용차로를 달리는 만큼 막히는 도로에서도 시간을 지키기 쉽고, 철도보다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 필요한 곳으로 노선을 넓히기도 수월하다. 빠른 버스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넓어진 생활권을 빈틈없이 잇는 교통망을 만드는 일이다.

효과는 이미 여러 도시에서 확인됐다. 세종을 비롯한 BRT 노선에서는 버스 운행속도와 정시성이 높아졌고,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선택하는 시민도 늘었다. 도시와 도시를 잇는 새로운 이동축이 만들어지면서 출퇴근도 한결 편해졌다. 이제는 이러한 변화를 일부 지역이 아니라 전국으로 넓혀야 할 시점이다.

정부가 마련한 ‘제2차 간선급행버스체계 종합계획(2026~2030)’도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다. 2030년까지 총사업비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전국 38개 BRT 노선을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교통 투자를 지방 대도시권과 초광역권으로 넓히고 공항과 철도역, 신도시와 산업단지를 촘촘하게 연결할 계획이다. 승용차가 없어도 주요 생활거점을 편하게 오갈 수 있는 교통망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노선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버스를 이용하는 과정도 함께 달라져야 한다.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을 더 편하게 정비하고 환승도 한층 쉽게 만든다. 교통약자가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하고, 수소·전기버스와 자율주행 기반 관제기술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누구나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제2차 종합계획의 또 다른 목표다.

이런 변화가 현장에서 자리 잡으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노선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지자체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기존 버스와 철도도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하고, 전용차로 확보와 안정적인 재원 마련, 지역 주민과의 소통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계획의 규모가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에서 "버스 타기가 훨씬 편해졌다"는 변화를 직접 체감하는 일이다.

제2차 간선급행버스체계 종합계획은 넓어진 생활권을 하나로 잇고, 지역과 지역을 더 가깝게 연결하는 국가 교통망을 만드는 일이다. 그 변화는 거창한 곳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출근길 버스가 제시간에 도착하고 환승 시간이 줄어드는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학생은 통학 부담을 덜고, 어르신은 병원과 시장을 편하게 오간다. 기업은 더 넓은 생활권에서 인재를 찾고, 지역은 더 많은 기회를 품게 된다. 사람이 편하게 오갈 수 있어야 지역도 활력을 얻는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5극 3특’을 기반으로 국민이 매일 이용하는 버스에서 그 변화를 하나씩 만들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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