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됩니다."
동네 백반집에서나 볼 법한 문구가 최근 버거킹 매장과 광고에 등장했다. 점심과 저녁 손님을 기다리던 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이제는 출근길 직장인과 학생들의 아침 한 끼까지 챙기기 시작한 것이다. 오랫동안 맥도날드의 '맥모닝'이 사실상 독주해온 아침 시장에 버거킹이 판매 매장 확대와 신메뉴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QSR(퀵서비스레스토랑) 업계의 조식 경쟁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은 최근 글로벌 버거킹의 대표 아침 메뉴인 '크루아상위치'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크루아상과 샌드위치의 합성어인 크루아상위치는 1983년 출시 이후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온 버거킹의 대표 조식 메뉴다.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버터 풍미를 살린 둥근 크루아상 번에 기존 50g에서 80g으로 중량을 늘린 오믈렛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오믈렛 크루아상위치와 잠봉햄&치즈 크루아상위치, BLT 오믈렛 크루아상위치 등 3종으로 구성했다. 여기에 직화 소고기 패티를 넣은 비프킹랩, 치킨 패티를 활용한 크리스퍼랩, 해시브라운과 커피까지 더해 모닝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
버거킹이 모닝 메뉴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버거킹은 2014년 아침 메뉴를 처음 출시한 뒤 2022년 오믈렛을 활용한 '킹모닝' 메뉴를 일부 매장에서 다시 내놓으며 운영을 이어왔다. 다만 판매 매장은 전체의 약 10% 수준인 58개에 머물렀다. 이번에는 취급 매장을 120개로 두 배 이상 늘리고 메뉴도 전면 개편하며 아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버거킹은 이번 캠페인에서 '아침식사 됩니다'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동네 백반집 간판과 메뉴판에서 착안한 디자인을 적용해 글로벌 브랜드의 조식 메뉴를 한국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아침에도 버거킹'이라는 메시지를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것이다.
사실 국내 QSR 업계에서 아침 시장의 가능성을 먼저 보여준 곳은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지난 2006년 맥모닝을 도입한 이후 에그 맥머핀과 베이컨 에그 맥머핀, 소시지 맥머핀, 해시브라운 등을 앞세워 국내 조식 시장을 키워왔다. 전국 대부분 매장이 이른 새벽부터 문을 열고 4시부터 오전 10시30분까지는 맥모닝만 판매하는 전략으로 '아침은 맥도날드'라는 인식을 만들어냈다.
버거킹은 같은 시장을 노리지만 접근 방식은 다소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선택권이다. 맥도날드는 맥모닝 판매 시간에는 일반 버거를 주문할 수 없다. 반면 버거킹은 오전 11시까지 모닝 메뉴를 운영하면서도 와퍼 등 일반 버거를 함께 판매한다. 아침에도 일반 버거를 먹고 싶은 소비자라면 원하는 메뉴를 그대로 주문할 수 있다.
물론 아직은 한계도 있다. 모닝 메뉴 운영 매장을 두배로 늘렸다곤 하나 여전히 전체 559개 매장 가운데 21.4%(120개)에 불과하다. 판매 종료 시각은 맥도날드보다 30분 늦은 오전 11시지만 실제 운영 시간은 더 짧다. 일부 24시간 매장 제외하면 대부분 매장이 오전 8~10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소비자가 모닝 메뉴를 구매할 수 있는 시간은 1~3시간 정도인 셈이다.
버거업계가 아침 시장에 잇따라 뛰어드는 이유는 오전 시간대가 새로운 성장 여력을 가진 시장이기 때문이다. 점심과 저녁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지만 아침은 아직 공략할 여지가 남아 있다. 기존 매장과 인력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고, 커피와 해시브라운 등 사이드 메뉴 판매도 함께 늘릴 수 있다. 한 끼 식사와 음료를 함께 구매하는 고객이 많아 객단가를 높이기에도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버거가 점심이나 저녁 메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아침 식사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QSR 업체들도 조식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메뉴뿐 아니라 운영 시간과 매장 확대, 마케팅 방식까지 아침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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