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해협의 중간에 새로운 항로를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란 쪽 북측 항로와 오만 쪽 남측 항로로 나뉘어 운영되던 호르무즈 해협 항로를 단일화한다는 계산이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이란과 오만 간 호르무즈 해협 논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양자 간 합의에 근접했다"고 한 이란 고위 관리를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레스TV는 현재 이란과 오만 간 논의의 목적이 "호르무즈 해협에 중간 항로(middle corridor)를 도입해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는 동시에 연안국인 이란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중간 항로가 가동되면 기존의 북측 항로와 남측 항로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가장 좁은 지역의 폭이 불과 34㎞에 지나지 않는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이란 전쟁 발발 전까지 국제 해운 항로로 이용된 가운데, 1968년 유엔이 채택한 양방향 통항분리제도에 따라 북측 항로와 남측 항로로 나누어 운영됐다.
이후 지난 6월 미국과 이란 간에 휴전 합의가 체결되자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주장하는 미국은 오만 해안을 따라 운항하는 남측 항로를 대안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이란은 이를 거부하고 선박에 대한 추가 공격을 감행하면서 최근의 무력 충돌이 다시 촉발된 상태이다.
프레스TV는 "중간 항로는 실용적이고 합법적인 해법"이라며 "이는 침략 혹은 봉쇄 행위가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이 더 이상 이란의 영토 주권에 반해 무기화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의 기존 공식 항로는 1968년부터 오만의 영해 내에 위치해 왔지만, 지난 수십년 동안 이란은 이같은 협정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지난 5개월 동안 발생한 일들로 인해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미국의 전쟁 기계와 역내 동맹국들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위해 이 수로를 악용할 가능성 때문에 이란은 기존의 유보적 자세를 취할 여지가 없어졌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에이 대변인은 이란과 오만 간 협상이 기술적·정치적 차원 모두에서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의 초점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안전한 항로를 지정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러개의 분리된 항로" 대신 "양방향 통항이 가능한 단일 항로"를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란은 오만과의 논의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인바운드(진입) 선박에 대한 통제권 및 아웃바운드(출항) 선박에 대한 감시권을 원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날 한 이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해당 소식통은 이 방안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전반적인 구상"이라며, 아웃바운드 통항은 오만이 이란에 통보한 후 허가를 얻는 식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이 같은 입장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라며, 이는 이란이 이미 양방향 모두에 대한 통제권 전체를 원하던 것에서 한발짝 물러섰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달 양국 간 호르무즈 해협 통항로를 균등하게 나누자는 오만의 제안을 이란의 안보 상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측은 이란과 60일간 호르무즈 해협을 임시 무료 재개방하는 방안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인바운드 선박은 북측 항로를 이용하고 아웃바운드 선박은 남측 항로를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 항로는 30일 동안 기뢰 제거 작업을 실시한 후, 오만과 이란 간 영구적 호르무즈 해협 협의안이 체결되면 본격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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