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형소법 논란…율사 출신 국회의원 줄줄이 우려 표명

  • 판사 출신 장동혁 "피해자 절규하는 현실, 악법 본질 보여줘"

  • 나경원 "명백한 위헌"·한동훈 "보완수사 요구, 도움 안 돼"

  • 민주 "피해자 보호 강화·권한 분산…공정한 형사사법제도"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왼쪽부터 장동혁 대표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공소기각 조항의 위헌성과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촉구 긴급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왼쪽부터), 장동혁 대표,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공소기각 조항의 위헌성과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촉구 긴급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법률가 출신 국회의원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와 법원 공소기각 사유 확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 이어 이날 국무회의도 통과했다. 새 형사소송법은 오는 10월 시행된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판사 출신 나경원 의원, 변호사 출신 김미애 의원과 공동으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공소기각 조항의 위헌성과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촉구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나 의원은 이 자리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보완수사권 폐지는 검사가 전체 수사를 지배하라는 의미가 내포된 헌법 12조·16조에 어긋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제327조(공소기각의 판결) 개정 조항을 슬그머니 끼워 넣은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대법원 판례에 있는 것을 조문화했다고 주장하는데, 판례를 오독한 것이므로 위헌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대표도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발 피해자 편이 돼 달라.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호소한 점을 언급했다. 장 대표는 "국민이 '피해자 편이 돼 달라'고 절규하는 현실보다 이 악법의 본질을 더 잘 보여주는 게 어디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왼쪽과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김진주가명씨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지옥문이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무소속 의원(왼쪽)과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김진주(가명)씨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지옥문이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사 출신인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를 국회로 초청해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2022년 발생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경찰이 피의자를 중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사의 보완수사를 통해 강간살인미수였음이 드러났다.

한 의원은 검사가 실제 해당 사건 피의자를 신문하는 영상을 보여준 뒤 "경찰에서는 단순 충동에 의한 사건으로 넘어왔는데, 검사가 질문을 통해 허점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모든 사건이 지금까지 저렇게 진행돼 왔는데 이제 저 과정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잘못된 수사에 대해) 검사가 해당 경찰에게 보완 수사를 요구하면 그 경찰은 '문제 없다'고 하지 않겠냐"며 "이런 상황에서 보완수사 요구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변호사 출신 곽상언 의원은 지난달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 표결 당시 여당 의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같은 변호사 출신인 이소영 의원은 기권했다. 곽 의원은 표결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가올 국민의 고통이 눈에 보이는데 차마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5선 의원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 왔다.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민주당 당론으로 공식화한 지난달 22일에는 이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은 전날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도 "빛의 속도로 형사소송법이 빨리 개정된 것은 처음"이라며 "어떤 부작용이 나올지, 현장에서 어떻게 제대로 작동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민주당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무회의 통과 이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박해철 대면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번 개정안은 현행 제도보다 피해자 보호를 한층 강화하는 개혁이다. 검찰 권한을 없애는 게 아니라 분산하고 책임은 강화된다"며 "국민께서 원하셨던 것은 억울한 피해자가 없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형사사법제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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