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학개론] 흔들리는 주가에 자사주 사는 경영진…'책임경영'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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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급등락이 반복된 최근 증시에서 주요 기업 경영진이 잇달아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에 나섰습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지자 경영진이 직접 회사 주식을 사들이며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시장에 전달한 것입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보통주 3045주를 주당 23만원에 장내 매입했습니다. 총 매입 규모는 7억35만원으로, 보유 주식은 기존 12만1235주에서 12만4280주로 늘었습니다. 같은 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장내 매수했습니다. 이번 매입 규모는 현행법상 50억원 이상 이사 주식 매입 시 필요한 사전공시 절차 없이 가능한 최대 수준에 해당해 시장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실적보다 흔들린 투심…변동성 커진 반도체주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한 배경에는 최근 반도체주의 극심한 변동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난주는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만, 시장은 실적보다 향후 업황과 투자심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습니다.

먼저 29일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돌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61% 급락했습니다.

이튿날에는 삼성전자가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하며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회복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반등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장 초반 오름세를 보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0.72% 내린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후 분위기는 하루 만에 다시 뒤집혔습니다. 지난달 31일 미국 반도체주 강세가 국내 증시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6.81% 급등한 2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도 29.95% 상승하며 상한가인 171만8000원을 기록했습니다. 주간 등락률만 보면 변동 폭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하루 만에 10~30% 가까운 급등락을 반복하며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린 한 주였습니다.
 
주가 흔들릴 때 꺼내든 카드…자사주 매입

기업 경영진이 주가 하락 국면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과 주주 신뢰 회복 의지를 동시에 시장에 전달하는 대표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오롱그룹입니다.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은 27일 코오롱티슈진의 주식 2632주를 한 주당 7만6000원에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번 매입은 코오롱티슈진의 무릎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가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가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발표된 이후 이뤄졌습니다. 해당 발표로 주가가 6월 말 9만3600원에서 7월 24일 1만5000원까지 약 84.0% 급락한 가운데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룹 전반의 위기감이 커지고 주가가 급락하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직접 매입했습니다. 같은 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코로나19 여파로 롯데지주 주가가 떨어지자 자사주를 사들였고, 주요 임원들도 매수에 동참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시장에 전달했습니다.
 
책임경영 다음 수순은…배당·소각 등 주주환원

시장에서는 이번 자사주 매입을 단순한 주식 거래가 아니라 '현재 주가는 기업의 본질가치보다 낮다'는 경영진의 판단을 행동으로 보여준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나아가 자사주 소각과 특별배당, 배당 확대 등 후속 주주환원 정책이 뒤따를 경우 단순한 주주환원을 넘어 기업가치 재평가(리레이팅)를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과정에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 방침을 잇달아 언급하며 시장 기대를 키우고 있습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주가 하락에 따른 주가 저평가 인식에 사측이 공감하는 가운데 주주가치 제고 목적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먼저 실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여금 지급 목적 자사주 매입 (30~40조원 수준)이 뒤따른 이후 연말 특별배당을 포함한 배당안으로 연결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연내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의 주주환원 방안을 소통할 것이라 강조했다"며 "메모리 재평가의 핵심은 미국주식예탁증서(ADR)이 아닌 주주환원이며, 주주환원 가시화는 장기공급계약(LTA)의 가치를 인정받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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